쓰레기로 창작활동…괴짜 환경작가 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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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창작활동…괴짜 환경작가 이환 '환경의 날'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 기사등록 2008-06-01 21:43:57
  • 기사수정 2023-11-30 15: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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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는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 위를 지킨 사람이 있다. 그는 비보이의 공연을 소개하는 사회자 역할도 맡았고, 키다리 복장으로 무대 위에서 '지구' 모양의 공을 굴리면서 '지구환경보호 퍼포먼스'도 펼쳤다.


2006년 '제11회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장 무대 위 특별기념행사 총연출을 맡았던 괴짜 환경작가가 이환(56, 환경재생조형박물관장 )씨. 그가 정확히 2년 뒤인 오는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13회 환경의 날 기념식' 무대에 오른다. 이날 그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 받는다.


환경예술가 또는 환경작가(環境作家)라는 칭호 보다 스스로를 환경잡가(環境雜家)로 표현하는 이환 작가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이용해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만들어 온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 작가는 지난 1986년부터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창작 활동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활동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도 많았던 그로서는 쓰레기를 작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폐타이어 폐가전제품, 폐자전거 등 각종 폐기물이 그를 통해 작품으로 변신했다.


지난 1999년 '하남국제환경박람회'에 참가했던 환경인들은 당시 메인 게이트를 기억한다. 각각 20m와 21m 높이의 만들어진 두 개의 '재생조형타워'는 행사장 정문으로 활용됐다. '재생조형타워'의 높이는 20세기와 21세기를 의미하며, 산업화과정에서 발생한 폐차, 고철, 건축폐자재 등 각종 폐기물을 재료로 사용했다. 바로 이환 작가의 작품이다.


이 작가는 "환경은 예방이 최선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정확하고 실효성 있는 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환경보전의 기초를 제대로 닦기 위해서는 '환경교육'이 바로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 작가의 작품들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하는 작품이 많다. 그의 작품은 또 훌륭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된다.



이 작가는 지난해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환경홍보 특별문화 행사인 '초록방주전'을 기획, 온난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자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초록방주에는 한반도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식물의 DNA 샘플 자료와 기후변화 관련 시청각 자료를 전시했다.


현재 이 작가가 운영하는 '리틀광개토 상상랜드'·'환경재생조형박물관'(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에는 그가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실·내외에 전시돼 있다. 경기도로부터 국내 1호인 1종 환경전문박물관 인가를 받을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양평 '리틀광개토 상상랜드'와 '환경재생조형박물관'에는 아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고철, 폐타이어, 폐경운기 등 버려진 고물들을 멋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이 직접 만지고, 타보면서 재생을 통한 환경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놀이예술 체험학교'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 작가가 만든 캐릭터인 '리틀광개토'는 고구려 역사의 흔적을 느끼며,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리틀광개토 상상랜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과 만난다. 특히 '광개토와 12지곤' 캐릭터를 통해 환경과 역사, 문화의 소중함을 동시에 교육한다.


이 작가는 "버려지는 물건들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친환경 메시지를 담아내는 환경설치미술을 처음 시작할 때는 다소 의외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면서 "이제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한층 높아지면서, 재생·재활용을 통해 절망에서 희망으로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친환경 설치미술을 이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훈장을 받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며 "앞으로 남은 생을 더욱 열심히 환경보호에 매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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