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자원순환협회 운영비 불법사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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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자원순환협회 운영비 불법사용 '의혹' 영세 재활용업체 죽이는 재활용협회(2)
  • 기사등록 2008-05-16 17:52:50
  • 기사수정 2023-11-30 16: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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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 정책에 따라 설립, 운영되고 있는 (사)한국페트병자원순환협회가 형편없는 운영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자원을 재활용해 외국으로 수출하는 노력을 벌이는데 반해, 이들 업체들의 노력을 통해 얻은 수수료로 운영되는 협회가 공금으로 임원들 해외출장을 다녀오거나, 증빙자료도 없는 출장비를 개념없이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에코저널이 16일 단독 입수한 '한국페트병자원순환협회 경영진단보고서'(2008년 1월 회계법인 작성)에 따르면 협회 운영비로 사용한 접대성 경비 지출에 대한 증빙자료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성 경비를 지출하면서도 접대비 사용자와 목적 등 상세한 내역이 기록되지 않아 경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불필요한 지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혀 근거가 없는 출장비를 사용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회계법인이 협회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경영진단을 실시했는데도 불구, 허위 자료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제출된 영수증 가운데 일부는 출장지역이 아닌 곳에서 사용됐다. 증빙이 전혀없는 출장내용도 많았으며, 상당부분의 출장은 증빙이 미비한 것으로 분석됐다.


협회 법인카드 사용도 투명하지 못했다. 여러장의 카드를 업무추진비와 판공비 명목으로 분할 결제한 후 회계처리는 전표입력을 달리해 기재하는 경우도 발견됐다. 정당한 사유를 기재하지 않고 협회의 비용을 직원의 개인 신용카드로 사용해 정산한 사례가 다수 존재하는 등 업무와 무관한 비용의 지출 가능성도 존재했다. 특히 과천청사 주변에서 카드 사용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소식통에 의하면 "협회는 올해 2월 자체감사에서 허위로 중국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적발됐으나, 대충 무마해 넘어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협회 회원사로 가입한 재활용의무대상 생산업체가 협회에 신고한 출고수량과 한국환경자원공사에 신고한 수량이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페트병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과거 환경부와 한국환경자원공사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협회에 근무하면서, 철저하게 재활용실적 자료를 맞춰나간다고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치가 틀린 것은, 그만큼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면서 "페트병 재활용과정에서의 '공정손실율'을 6.4%까지 인정하고, 부분품으로 13.5%를 조정하는데도 출고수량과 신고수량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트병자원순환협회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한 회계법인은 분담금 가산이자 누락 사실도 지적했다. 재활용의무대상 생산업체가 납부의무를 갖는 재활용분담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을 경우, 규정에 따라 가산금을 부과, 징수해야 한다. 하지만 협회가 이를 소홀히 해 일부 가산금 및 가산이자를 정확하게 징수하지 않았다는 것.


협회는 직원들에게 2006년 지급한 급여 성격의 피복비에 대한 원천징수 의무를 불이행했다. 임원 퇴직시 협회의 규정 외의 퇴직위로금 성격의 상품권과 선물 등을 지급하기도 했다. 협회의 자금으로 업무와 무관한 PMP와 고급 카메라도 취득했다는 지적이다.


회계 계정과목에서 오류도 발견됐다. 비용의 성격과 일치하지 않는 계정과목으로 장부에 계상한 항목이 다수 발견됐다. 접대비 성격의 비용을 업무추진비, 판공비, 홍보비, 회원사지원비 등으로 다르게 계정과목을 처리해 재무제표의 이해가능성과 신뢰성을 저하시켰다는 지적이다.


페트병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협회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기존에 협회에서 근무했던 직원 대부분이 퇴직을 했다"며 "회원사들이 협회 직원들 앞에서는 말을 못하지만, 뒤에서 협회 운영이 '주먹구구식'이라며 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협회 최평식 처장은 "올해 3월말에 '협회 경영진단 용역보고'가 끝났다"면서 "1월에 작성된 자료는 별도의 소명자료 없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는 또 에코저널이 취재자료로 활용한 '협회 경영진단보고서'의 입수 경위를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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