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꽝나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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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제주】'꽝꽝나무'는 열을 받으면 잎 속의 공기가 팽창해 터지면서 '꽝꽝'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나뭇잎 몇개만 태워도 70데시벨이 넘는 소음이 난다고 한다. '꽝꽝나무'는 잎의 크기가 비교적 작지만 두껍고 표면이 막질로 형성돼 있다.


    ▲제주도 '한림공원'(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87)'에 있는 '꽝꽝나무'.


제주도에서 정원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는 '돈나무'는 돈하고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마련인데, 천만의 말씀. 원래는 '똥나무'라는 뜻이다. 똥냄새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껍질에서 특이한 냄새가 나는데, 뿌리를 캐면 더 지독한 냄새가 난다. 이 냄새는 불로 태우면 없어지기는 커녕 더 심하게 나는 까닭에 땔감으로도 쓰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은 각각의 나무와 풀, 꽃의 특징에 맞게 익살스런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붉은색에 실핏줄이 솟은 듯한 꽃 색깔과 둥글게 두 갈래로 조금 갈라진 꽃의 모양이 개의 불알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개불알꽃' 등 때론 듣기 민망한 이름도 있다.


가칠가칠한 가시가 송송 돋아난 '며느리밑씻개', 며느리가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면 일은 안하고 화장실만 드나든다고 시어머니가 가시가 난 이 풀의 줄기를 휴지 대신 줬다는 약간 과장된 얘기가 전해온다. '며느리밥풀꽃'도 며느리에 대한 타박의 전설이 있다. 배가 너무 고파 밥을 훔쳐먹던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아죽은 뒤 혀에 밥풀 두 개가 붙은 모양의 꽃으로 피어났다고 한다.


'때죽나무'는 열매 껍질엔 마취성분이 있어, 찌어서 개울에 풀면 물고기가 둥둥 떠오른다. 물고기를 떼로 죽이는 나무라고 해서 '때죽나무'로 불린다.


'뽕나무'는 이름처럼 방귀와 관련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많이 먹으면 연신 방귀를 뀌어대 이런 이름이 붙었다. '물푸레나무'는 실제로 물을 푸르게 만든다. 잎과 줄기를 물에 넣어 비비면 맑고 파란 물이 우러난다.


'오리나무'는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로 오리(五里)마다 심던 지표목이다. 오리나무는 호깨나무와 숙취를 없애고 간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이밖에 '중대가리나무'의 꽃은 막 삭발을 한 스님의 머리처럼 둥글둥글하다. 줄기 속을 밀어내면 국수가락 같은 것이 나온다는 '국수나무', 임진왜란 때 피난한 선조가 즐겨먹던 도토리묵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늘 수라상에 올라 '상수라'로 불렸는데, 훗날 '상수리'로 바뀌면서 '상수리나무'로 불리게 됐다고.


강원도와 충청도, 경상도 등 전국 각지에서는 각각 조금씩 변형된 '나무타령'이 전해 내려온다. 나무이름을 익살맞게 표현한 '나무타령'을 종합해보면 대충 이렇다.


나무나무 무슨나무∼가자가자 갓나무, 오자오자 옻나무∼십리절반 오리나무, 항복항복 대장나무∼방귀뀌는 뽕나무, 바람솔솔 소나무∼낮 무섭다 밤나무, 시름시름 시름나무∼늙었구나 고목나무, 깔고앉아 구기자나무∼마당쓸어 싸리나무, 영감천지 감나무∼아흔 지나 백양나무, 서울가는 배나무∼스무해째 스무나무, 한자 두자 잣나무∼거짓말 못해 참나무, 다섯동강 오동나무∼주사형님 사과나무, 동지섣달 사시나무∼입 맞추자 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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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04-10 14: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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