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객차내 미세먼지 건강 위협
기사 메일전송
지하철 객차내 미세먼지 건강 위협 방송통신대 박동욱 교수 측정결과 발표 PM10 농도 외부 대기보다 2배 이상 높아
  • 기사등록 2005-03-25 17:20:50
기사수정

수도권 시민들이 출·퇴근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에서 미세먼지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는 금년 1월 서울 지하철 1, 2, 4, 5호선의 승강강 및 객차 안의 미세먼지(PM10과 PM2.5)를 측정, 발표했다.


이번 미세먼지 측정은 3일 동안 오후 13∼16시 사이에 1, 2, 4, 5호선별로 1회씩 일정 구간의 객차와 승강장을 대상으로 했으며 지하철 호선별로는 1호선이 서울역에서 창동역(지하 12개, 지상 16개), 2호선은 사당역에서 왕십리역(지하 29개, 지상 1개), 4호선은 창동역에서 서울역(지하 19개, 지상 1개), 5호선은 왕십리역에서 영등포 구청(지하만 18개 구간)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측정결과, 객차 안에서의 PM10(평균 144.0㎍/㎥)과 PM2.5(평균 118.4㎍/㎥)의 농도가 승강장(PM10 평균 125.8㎍/㎥, PM2.5 평균 111.1㎍/㎥)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지하철에서 측정한 모든 PM10농도가 외부 대기 농도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 PM10, 이산화탄소 농도가 외부대기보다 대합실과 승강장에서 더 높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차례 보고된 적은 있으나 객차 안에서의 PM10, PM2.5 농도가 승강장보다 높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또 측정 시간이 승객의 이용이 적고 외부 오염이 심하지 않은 오후 시간에 이뤄져 지하철 승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이뤄졌을 경우 더 높은 농도가 측정됐을 가망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하철 환경을 승강장, 객차, 지하, 지상 등 장소별로 PM의 농도, 입자 크기별 분포, 발생 특성 등을 비교해 관리방안 마련에 도움을 주고자 하게 됐다"며 "객차안에서의 PM 농도가 높은 것은 객차외부에서 오염도가 낮은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어 PM 농도를 낮추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객차내에서의 이산화탄소(CO2)농도도 환기기준인 1,000ppm을 항상 초과(평균 1,775ppm, 최고 3,377ppm)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열차문이 닫히고 열차가 운행되는 동안 객차 내부로 외부 공기를 공급하는 강제 환기시설이 없어 신선한 외부 공기가 부족,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객차 안에서 PM10농도가 기준(150㎍/㎥)을 초과한 경우가 많았다.


1호선의 경우 총 28구간 중에서 12개(42.9%), 2호선은 총 36개 구간 가운데 13개(36.1%), 4호선은 총 20개 구간 가운데 12개(60.0%)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PM2.5의 조사 내용 결과는 문제점이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PM2.5의 농도는 평균 111.7㎍/㎥을 나타내 PM10이 일부구간에서 기준을 초과한 것과는 달리 지하철의 지상, 지하, 객차, 승강장 상관없이 모든 장소와 구간에서 미국 EPA의 대기기준(24시간 평균 65㎍/㎥, 1년 평균 15㎍/㎥)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PM2.5의 평균 농도 111.7㎍/㎥는 출퇴근시 홍콩 지하철의 평균 44㎍/㎥, 멕시코 지하철의 61㎍/㎥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박동욱 교수는 "측정이 승객이 이용이 많고 차량 운행이 많은 출퇴근시가 아닌점을 고려한다면 PM2.5농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PM2.5는 직경이 2.5㎛이하의 입자로 우리 몸속의 폐포까지 흡수될 수 있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PM10만 규제 기준이 있을 뿐 PM2.5는 규제기준으로 되어 있지 않으나 이미 미국 EPA 등 선진국에서는 PM2.5의 건강 위해성으로 인해 대기기준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이 바로 PM2.5로 지하철에서 측정된 PM10농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PM2.5로 확인됐다. PM10에서 PM2.5가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83.5%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PM10중 PM2.5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지상의 승강장으로 평균 93.9%로 나타났다. 이는 홍콩의 지하철에서 측정한 PM10중의 PM2.5의 비율(72∼75%)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PM2.5)의 발생원은 외부 대기에서 유입되는 자동차 연소배출물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박 교수는 지하철 외부의 공기가 들어오는 환기장치의 성능 및 관리에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동욱 교수는 "지하철에서 발생되는 PM10농도의 대부분이 2.5㎛이하의 미세입자라는 연구결과는 지하철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으로 증명해 준다"면서 "지하철 역사(승강장 등)나 열차의 객차안으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등의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다중이용시설등의실내공기질관리법에는 부유세균, 포름알데히드(HCHO),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의 측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지하철 환경은 오염원이 고정되어 있는 일반 실내환경과는 다르다"며 "노인, 어린이 등이 포함된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고, 관리대상이 대기처럼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의 대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대기환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보다 실질적으로 자동 측정망 설치에 의한 관리, 지하철이 가동되고 승객이 이용하는 시간을 근거한 기준 등이 법적기준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하철 공기질을 측정해야 할 오염물질의 종류, 기준, 측정방법 등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방법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지하철 환경에 대한 연구는 일반 대기환경보다는 많지 않다. 그나마 지하철 승강장이나 환승통로에 대한 실내공기질 조사가 전부였고, 객차 안의 환경에 대한 연구는 물론이고 측정 보고된 사례는 전무하다.


그동안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강장이나 환승역에서의 지하공기질에 대한 조사는 많이 이루어져 왔으나 객차 안의 공기질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 객차 안에서의 시간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객차 안의 공기질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05-03-25 17:20:50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기사 이미지 <포토>‘어도를 걸을 때’
  •  기사 이미지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