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공무원과의 새롭고 놀라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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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유역환경청 경인환경출장소에서 '일일공무원' 참여 제의를 받고 처음엔 좀 난감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에서 근무한지 벌써7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간 보았던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 내가 맡고 있는 업무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무원들에 대한 두려움과 적대감이 쌓여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공무원의 역할을 하루나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내가 당하는 입장에서 단속하는 위치에 선다는 기대감에 이젠 하루나마 큰소리 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전날 잠을 설쳤다.


오전 9시 경인환경출장소에 들어섰다. 고풍스런(?) 80년대풍 철재캐비닛들이 도열하고 있는 사무실이 참 이색적이었다. 담당 계장님의 환대를 받고 소장님께 인사를 드린 후, 일일공무원으로서의 출장을 떠나게 됐는데 처음가게 된 곳은 경인방송 뒤편에 위치한 지정폐기물 수집·운반 업체였다. 들어서자마자 사장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는데 작은 체구에 서글서글한 인상이 너무나 좋으신 분이셨다. 동종업계에 있고 같은 인천에서 일하고 있지만,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기대가 많이 됐지만, 사무실이 너무 작아서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관련서류 정리에서부터 우리와는 다르게 거래처 별로 따로따로 분리돼 있어 즉시 즉시 현황을 제시할 수 있도록 깔끔한 서류정리가 인상적이었다. 항상 서류정리를 하면서 복잡함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었는데, "여긴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놓고 일하는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이런 건 정말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무실을 더 깨끗한 곳에 마련하고 싶지만, 수집·운반업의 특성상 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은 누추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에선 프로다운 면이 느껴졌다. 업무적인 것 이외에 회사가 과거 어려운 시절 이야기도 듣고 현재까지 사업이 안정화 될 때 까지 있었던 일들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첫번째 업체의 방문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두번째 업체인 소각업체를 방문하게 되었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 생각으로는 소각을 하는 곳이면 탁한 공기와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아야 할 것 같은 냄새 그리고 많은 먼지와 좋지 않은 주변 환경이 제일먼저 떠오를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방문했던 소각업체는 의외로 내가 앞에서 나열했던 지저분한 이미지는 없었고 깨끗한 주변 환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각장 굴뚝에서는 끊임없이 연기가 나오고 있었지만 냄새는 없었고 탁한 공기도 또한 없었다. 각종 폐기물을 소각하면서 나오는 유해한 물질들을 정화장치에 의해서 걸러지고 각각의 명칭들은 나에겐 너무나 생소해 일일이 기억을 할 수는 없지만 이런말을 하면 내가 참 우습지만 신기한 것도 사실이었다. 소각시설에는 소각량과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용어들 지금 생각하면 환경기준치 같은 것이 써있고 환경청 공무원과 담당자의 이야기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이번 '일일단속공무원 체험'을 통해 조금은 낯설고 어려웠던 환경청 공무원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7년을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내가 접해보지 못했던 분야에는 전혀 문외한이었던 내 스스로 너무나 타성에 젖어 지내온 것이 아닌가?


환경업무를 한다면 내 업무이외의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일을 했더라면 이번 체험에서 내가 더 빨리 체득하고 배워서 앞으로 환경분야 일을 하는데 있어 나에게 큰 도움이 됐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폐기물 관리가 환경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런 이유 때문에 환경청 공무원들이 왜 그렇게 강도 높은 지도점검을 해야만 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시 한번 '민간인 일일공무원 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한강유역환경청 경인출장소 여러분께 감사하며, 이 체험을 권유해주신 우리 회사 담당자께 감사를 드린다.


글/신아환경개발(주)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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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6-26 09: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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