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마음일랑 잠시 내려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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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가 될 점순이는 열 여섯 살인데도 키가 너무 작다. 심술 사나운 장인은 점순이의 키가 작다는 이유를 들어 성례시켜 줄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서낭당에 치성도 드려 보고 꾀병도 부려 보지만..."


김유정의 소설 '봄봄'의 시작부분이다.


무언가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있을 때 우리는 교회나 절에 가서 기도한다. 자신의 신앙 대상에 따라 찾아가는 곳은 여러 곳일 수 있다. 서낭당도 그 장소 중 하나다.


서낭은 마을의 터를 지켜주는 신(神)인 서낭신이 붙어 있는 돌무더기나 수령이 많은 큰 나무(神樹)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개 신목만 있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이나 간혹 옆에 보다 정성을 드리기 위해 사당을 지어놓는다. 마을 신앙으로 인식되면서 마을 입구에 위치해 마을로 들어오는 잡귀와 액운 등을 막아내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 이후 마을길 확장에 따라, 그리고 미신이란 이름으로 서낭당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까지도 매년 제사를 지내는 곳도 있다.


제주도에도 서낭당이 여러 곳에 있다. 신들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 제주는 지리적으로 살기가 척박하고 특히 자연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무속신앙이 넓게 퍼져 있었다. 역사기록에 보면 제주에 부임한 이형상 목사는 신당이 500여개, 절이 500여개 있는 것을 보고 모두 불태우고 무속인과 스님을 평민으로 환속시켜 농사짓게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제는 무속신앙이 많이 사라졌지만, 서낭당은 우리 역사와 같이해온 토속신앙으로 아직까지 우리 정서에 영향을 준다.


필자가 2년전 시험준비하면서 힘들어 할 때 친구가 서낭당으로 안내한 일이 있다. 당시 서낭당에서의 기도는 늘 초조하게 생활했던 필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잡아줬다는 느낌이었다.



생각해야 할 것 많고 복잡한 삶 속에서 우리는 머리가 아프다. 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기도, 명상 등으로 들 뜬 우리의 마음을 내려놓는 기회를 가져보자.


글/현지윤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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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11-30 23: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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