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어부들의 방풍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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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에게 '숲'은 힘든 일상을 뒤로하고 쉬고 싶을 때 찾아가는 휴양공간으로 먼저 다가온다. 하지만 바닷가 어부들에게 숲은 삶의 터전을 보호해주는 수호신이다.


내륙지방에서의 숲이 호우피해로 인한 산사태 예방을 위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 바닷가에서는 바닷바람으로 인한 자연재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숲이 '방풍림'이다.


바닷가 어부들은 바닷바람을 걸러주는 방풍림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기 때문에 숲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낀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방충림은 생명을 지켜주는 바람막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방풍림이 많다. 이러한 방풍림이 지금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 남해 삼동면 물건리에 천연기념물 150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방풍림이 있다. 물건리 방풍림의 정식 이름은 방조어부림(防潮漁府林)으로 보통 방풍림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숲 길이가 1.5㎞ 이고 면적은 7,000여 평이나 되는 이 방풍림은 약 300년 전 태풍과 염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조성됐다고 한다. 팽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같은 고목들로 이뤄진 방조림은 마을을 바람이나 파도로부터 지켜줄 뿐만 아니라 숲의 초록빛이 물고기떼를 불러들인다고 한다. 또한 이 방풍림으로 인해 숲 안의 마을은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약 200여년 전 이 숲을 벌채한 후 여러 가지 재해가 발생한 일이 있어 그 후로 이곳 주민들은 이 숲을 더욱 신성시 여겨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도 함부로 주워 가는 일이 없다고 한다. 또 피서철 성수기에는 '방조림을 보호하자'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숲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남해 물건리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공존해야하는 존재임을 깨닫고 자연보호와 숲 사랑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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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11-30 11: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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