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여성의 섬세한 아름다움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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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수양버들, 능수버들, 갯버들, 내버들, 진퍼리버들, 늪버들, 제주산버들 등 버드나무류의 나무이름은 많은데 이 이름들은 어떻게 부르게 된 것일까?


버드나무와 사시나무는 옛날부터 비교돼 왔는데, 이들의 한자명은 버드나무는 류(柳), 사시나무는 양(楊)를 사용한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 양(楊)은 나뭇가지가 단단해 위로 뻗는 까닭에 양(揚)의 음을 따서 이와 비슷한 양(楊)으로 하고, 유(柳)는 가지가 약하고 아래로 흐른다는 뜻의 수류(垂流)에서 유(流)의 음과 같은 유(柳)로 나타냈다고 한다.


버드나무는 가지가 부드럽다는 뜻에서 부들나무가 됐고, 이것이 버들 또는 버들나무로 불리다 버드나무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수양버들은 수양제(隋煬帝)가 양자강에 대운하를 만들고 그 언덕에 버드나무를 심은 데서 수류(隋柳) 또는 양류(煬柳)라는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버드나무나 수양버들과는 달리 생육지역의 특성에 따라 붙여진 나무이름들이 있다. 갯버들은 물가나 냇가에서 자라기 때문이고, 내버들은 냇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다. 진흙탕의 진펄에서 자라는 진퍼리버들, 늪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진퍼리버들 등이 있다.


또한 자생지의 지명에 따라 붙여진 이름들이 있는데, 제주산버들은 제주도의 산에서 자라는 버드나무고, 산에서 누워 자라는 눈산버들(누운산버들)이라고 부른다. 산에서 크게 자라는 큰산버들, 들에 자라는 들버들, 그외에도 육지꽃버들, 섬버들, 강계버들 등도 지명에 따라 붙여진 이름들이다.


이와 달리 나무의 특성에 따라 이름을 부르기도 했는데, 분버들은 가지, 겨울눈, 잎 뒷면이 마치 분가루를 묻혀 놓은 것처럼 흰빛의 가루로 덮여 있는데서 유래한 것이다. 매자나무의 잎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매자잎버들, 잎몸이 콩잎과 비슷한 콩버들이 있다. 이외에도 참오글잎버들, 꽃버들, 가는잎꽃버들, 긴잎꽃버들, 떡버들 등은 나무의 특성에 따라 붙여진 이름들이다. 용버들, 호랑버들, 여우버들, 난쟁이버들 등은 나무의 모양이 동물의 형상과 비슷하여 붙여졌다.


버드나무는 부드럽고 연해서 여자에 비유한 경우가 많은데, 여자를 뜻하는 재녀(才女)와 모친상을 당했을 때 버드나무 지팡이를 짚은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여자임을 상징한다. 버드나무는 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김유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 중에 여자와 버드나무가 등장하고, 서양에서도 황금사자를 지키던 요정 헤스페리데스의 네 자매 중 한 사람인 '아이글레'가 버드나무로 변신하게 된다.


'버들같은(Willowy)'이라고 하면 우아하고 날씬한 여자를 나타낸다. 또한 아름다운 여인의 몸매나 허리를 비유하는 유요(柳腰), 늘어뜨린 머리를 유발(柳髮), 가지런한 눈썹의 유미(柳眉), 기녀를 뜻하는 유지(柳枝), 예쁜 모습을 뜻하는 유태(柳態) 등도 버드나무를 의미하는 유(柳)에서 비롯된 말이 모두 여성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글/김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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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11-29 2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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