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종류 따라 담수기능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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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외관상 푸르다고 건강한 숲이며, '녹색댐' 기능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숲을 '녹색댐'이라 부르는데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할까? 그 비밀은 바로 토양 속에 있다. 숲에 내리는 빗물은 나무의 잎과 가지, 줄기를 따라 내려 숲속 토양 속에 흡수되며 나무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벌어져 나온 낙엽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유기물이 된다. 유기물을 먹이로 하는 지렁이와 같은 토양속 작은 동물들이 먹이를 찾으러 다니거나 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토양 윗 부분 곳곳에 구멍(공극)을 만들어 마치 스펀지처럼 물을 잘 흡수 할 수 있게 만든다. 산림토양이 빗물을 많이 머금는 것은 바로 공극이 잘 발달된 토양 윗부분(표층 토양) 때문인데, 낙엽의 분해가 잘 되고 유기물이 많을수록, 즉 비옥한 토양일수록 토양 소동물의 종류와 숫자가 늘어나 물을 더욱 많이 머금을 수 있는 것이다.


숲을 마구 짓밟아 땅이 굳어지게 물을 머금는 공간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린 숲속에서 수많은 작은 생명체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 산과 숲이 더 많은 물을 담아 낼 수 있도록 우리 숲을 가꾸고 정리해야 한다.


산과 숲이 있음으로 해서 맑은 물이 늘 흘러나오고, 이 물이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원천임을 알고, 흔히 '서 있는 나무가 물을 저장한다', '나무의 뿌리가 물을 저장하고 있다가 가뭄이 들 때 뿜어내어 담수조절기능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은 이야기로 나무 뿌리가 머금고 있는 물은 나무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로서 물을 머금는 것은 나무가 아닌 숲이라 할 수 있다.


숲이 어떤 종류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달라진다. 바늘잎나무 숲(침엽수)과 넓은잎나무 숲(활엽수) 중에서 어떤 숲이 물 저장능력이 높을까?


바늘잎나무와 넓은잎나무의 잎 표면적 합계를 보면 바늘잎나무가 훨씬 높다. 수에 의한 차단 효과 및 증산에 의한 물 손실량은 바늘잎나무 숲이 51%에 달하고 넓은잎나무 숲은 38%에 불과하며 바늘잎나무의 낙엽은 분해속도가 느려 토양공극의 발달이 느려진다.


바늘처럼 좁은 낙엽들은 토양공극을 잘 보호해주지 못해 수자원보호지역에 서 있는 넓은잎나무 숲은 잘 보호해야 하고, 바늘잎나무 숲은 적절하게 솎아 줘 넓은잎나무와 함께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녹색댐'이란 산림이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러 보내는 인공댐과 같은 기능을 말한다. 숲과 토양과 작은 생물들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세계속에서 만들어진다.


글/조익형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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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11-05 22: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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