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발전은 신뢰성 확보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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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발전은 신뢰성 확보가 우선 유기농산물 인증 철저한 관리 요구돼정부·생산농가·유통업자 공동 노력해야
  • 기사등록 2005-03-12 09:49:20
  • 기사수정 2023-11-20 11: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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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길 박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환경연구팀장)


지난해 10월 '농약친 가짜 유기농 녹즙'사건이 대중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해당 제품을 사용해온 소비자는 물론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가진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이번 사건은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감은 물론 그동안 쌓아온 기업이미지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건발생에는 유기농 인증농가에 대한 철저한 관리부실 및 생산자와 구입업체간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유기농산물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므로 생산농가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기술과 노력을 필요로 하고 수확량 감소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산된 유기농산물과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유기농 가공품은 신뢰성 있는 인증제도를 통해서 소비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대로 생산된 유기농산물인지, 유기농산물을 가공원료를 제대로 사용해 유기 가공품을 생산하는지에 대해 소비자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유기농 생산자와 해당 가공업체만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을 뿐 소비자는 오직 인증제도에 의지해 유기농산물 또는 유기농 가공제품이라는 정보를 제공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유기농산물 생산농가와 유기 가공업체는 인증기준과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울러 정부도 유기농산물 인증제도를 철저하게 관리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극소수의 생산자와 가공업체가 문제를 일으킨 경우에도 인증제도에 불신을 초래하고 친환경농업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기농업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50%정도 급성장하고 있으나 현재 전체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0.2%정도로 매우 미약한 수준이고 초보단계에 있다.


향후 소득증가와 식품안전성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유기농산물 및 유기가공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 또는 민간 인증기관의 적절한 역할분담, 인력 및 시설에 대한 보강 등 친환경농산물 인증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인증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유기농산물의 생산단계는 물론 유통 및 가공 단계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유기농 실천농가와 유통 및 가공업체는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유기농업 발전과 소비자에 안전한 먹거리 제공하는 생명산업의 역군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유기농 녹즙 사태를 계기로 유기농산물이 소비자에게 보다 신뢰를 줄 수 있는 제도정비와 관련기업의 새로운 변혁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의 유기농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를 지나 한 단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할 때 소비자로부터 '신뢰'가 관건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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