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국채사업 ‘새만금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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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 책임연구원(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현재 수많은 국책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업도 있고 국책사업의 진행중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해 중단된 사업도 있다. 처음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다시금 국책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국책사업인가 ? 이 문제는 과연 누가 매듭 질 것인가?


매립이 되는 주체는 법정도 아니고 시민단체도 아니고 개발주체도 아니다. 우리들이 삽과 포크레인으로 밀어도 엎쳐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갯벌의 품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이다.


이렇듯 새만금갯벌에 생육하는 수많은 생물들의 사고(思考)는 뒤로하고, 탁상공론(卓上空論)만으로 그들을 그들의 생육지에서 쫓아내려 한다. 사라져 가는 뻘 한줌을 움켜쥐고, 새만금갯벌 한편에서 가쁜 숨을 내쉬며 우리에게 힘겹게 다가오려는 생물들을 그들의 따뜻한 품에서 잔인하게 밀쳐 내려한다.


그 누가 수많은 개발논리(開發論理)와 반짝이는 미래를 제시하며 경제의 잣대 위에 소중한 생물들을 올려놓으려 하는가? 어떻게 새만금에 생육하는 생물들의 생태적 지위를 인간이 만든 경제논리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


새만금갯벌은 약 18,000년 전부터 시작된(최후빙기 최성기) 해수면 상승에 의해 침수, 형성된 크고 작은 만(bay), 염하구(esturay) 및 조수 분지(tidal basin) 등의 연안환경 조건들이 그 세월만큼이나 다양하게 형성돼 지금 이 순간도 작지만 이어진다.


이러한 다양한 서식조건에서 저서규조류 371여종, 저서생물 64여종, 어류 30여종, 염생식물 10여종 등이 생육하고 있으며 해마다 철새는 총 66종 16만 개체 이상이 새만금지역을 찾아오고 있다. 또한 이곳 새만금갯벌에서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종들을 감안한다면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생명들이 새만금갯벌 품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갯벌의 기능은 이러한 생육지로서의 기능 외에 ①오염정화기능(갯벌 10㎢ 갖는 정화능력은 인구 10만명의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하수종말처리장과 같다.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갯벌 토양에 침전시키거나 흡착하기도 하지만 간석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이 섭취 또는 흡수되고 미생물에 의해 분해됨으로써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②자연재해조절기능(태풍과 해일에 대한 완충역활을 함으로서 연안해역 생태계를 보존한다.) ③용수저장, 공급 및 담수보호 기능 ④문화적기능 등을 들 수 있다.


우리 인류는 아직까지 이러한 자연의 기능들을 대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생산품(生産品)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이는 복잡 미묘한 생태계의 전반적(全般的)인 이해 없이 그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어설피 만들려 한다면 오히려 그 부작용만을 가중(加重)시킨다는 신의 섭리(攝理, providence)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늘 그 신의 섭리에 도전했고 그 결과는 자연(自然)의 인류를 향한 처절한 보복(報復)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보복은 자연의 절박한 절규(絶叫)며 최후 통첩(通牒)임을 이젠 알아야한다.


갯벌을 위시한 해양은 지구환경의 완충역할을 하는 곳으로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해양환경의 인위적 변화는 소생태계는 물론 지구 전반에 재앙을 가져오게 된다.


새만금사업시행에 따른 영향은 일단 갯벌이 매립됨에 따라 그곳에 생육했던 모든 생물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해류나 조류의 변화로 부유물질의 침하·확산, 퇴적물의 집적·이동이 지형적 특성에 따라 나타나면서 곳곳에 해저지형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해수유동변화는 이 지역에 생육하는 생물들의 대사작용 활성에 영향을 주게된다.(부유물질 확산에 의하여 해조류는 광합성을 저해 받게 되고, 식물플랑크톤은 일차생산력이 감소된다. 어류 중 일부 종은 오탁수역의 영향을 받아 회피 또는 멸종하게 된다. 생태적 구조와 기능에 있어서의 변화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는 곧 생물종들의 집단폐사와 종(species) 개체수 변화, 종자체 멸종 등의 극단적 영향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인류가 살아가면서 환경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영향을 분석하고 연구해 최소한의 대비책을 만들 수는 있다. 우린 새만금갯벌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새로운 과제(課題)를 떠 안아야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시작부터 애물단지였다. 그 시작의 이유가 어떤 것이든 이젠 우리가 풀어야할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개발과 환경보존은 서로 상충( 相衝)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相互補完)적이어야 한다. 무작정 개발 또는 환경보호만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편협(偏狹)한 사고이다.


따라서 개발과 보존의 상호보완적 기준 점을 잡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아래 최소 여섯 가지를 제언(提言)한다.


첫째, 전라북도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하고 국책사업에 걸맞는 뚜렷한 사업 목적을 세워야한다.


둘째, 개발과정 중의 모니터링과 개발 후의 철저한 사후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사업의 무조건적인 진행에 앞서 철저한 현황조사 및 대안제시를 통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보완 대책을 세워야한다.


넷째, 편익계산을 포괄적 개념으로 도입해 효율적인 예산책정을 해야 한다.


다섯째, 대체습지조성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 한다.


여섯째, 사업시행 재개(再開)에 앞서서 보다 세부적인 친수공간 확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외국의 갯벌 관리 정책 및 이용사례


◈ 독일

○ 전 해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9000㎢), 1986년 1월 1일 니더작센주, 1988년 10월 1일 슬레스비히 홀스타인 주, 1990년 4월 9일 함부르크

○「갯벌 연구소」산재- 간석지 복원기술개발, 자연정화기능, 경관적 심미적 보전가치 등

○ 관리내역: 1등급 전체의 54%-안내자에 의해서만 접근가능, 2등급 : 전체의 45% - 수로, 길과 표시를 따라 출입, 3등급 전체의 1% - 휴양지로 개발


◈ 네덜란드

○ 연안습지 복원 - 1992년부터 2000년까지 국토면적의 1.76%에 해당되는 연안습지 복원

○ 안전 필요성 - 해일로부터 보호

○ 인공백사장 및 인공호수조성 - 시민 휴식 공간

○ 수로확보유지 통한 수질오염방지

○ 친환경적 수변지역 개발


◈ 프랑스

○ 항만시설용지 확보

○ 자연 매립유도석 - 퇴사퇴적(하구 삼각주형태)유도하여 자연매립 방법(20∼30년)

○ 환경친화적 간석지 개발 및 활용


◈ 미국

○ 연안 습지 보존 및 복원(1934년 mitigation개념 도입) - 2000년까지 50%의 해안 간석지(습지)를 복원

○ 연안역 통합관리 계획의 수립 및 실행을 통한 습지 자원의 현명한 이용 - 연안역 관리법, 수질오염통제법

○ 용도지정을 통한 습지자원의 보호- Michigan Natural Resources Trust Fund, Michigan Duck Stamp Program, 민간 차원의 기금원, 환경단체

○ 경제적 인센티브를 활용한 습지 자원의 보호


◈ 일본

○ 습지생태계 복원 ○ 국립공원, 준 국립공원, 현립 자연공원 ○ 자연보전구역 ○ 야생생물 서식지 보존지역 ○ 자연문화재 ○ 간석지의 환경 친화적 개발


◈ 호주

○ 생태계 복원 ○ 분달습지보호정책: 브리번스시 교외 700ha 습지대, 올림픽유치(1993년)를 위한 올림픽 스타디움 계획, 올림픽 유치 반대 위원회 ○ 환경친화적 간석지 활용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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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5-04-28 17: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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