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준 이천시장, 강변 지자체 ‘용수권’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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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준 이천시장, 강변 지자체 ‘용수권’ 가져야
  • 기사등록 2018-09-14 17:14:27
  • 기사수정 2023-11-18 12: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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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이천】엄태준 이천시장이 강변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상수원 용수권(用水權)을 소유하는 권리를 갖는 일명 ‘강변론’을 주장했다.


엄태준 이천시장(55·더불어민주당)은 14일 오후 2시, 시장실을 찾은 특별대책지역수질보전정책협의회(이하 ‘특수협’)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사진)에서 “이제는 ‘물’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맑은 물을 소유한 지자체가 잘 살아야 하는 시기”라면서 “우리나라는 맑고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가 각종 규제로 인해 ‘상수원’을 애물단지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엄태준 시장은 “과거 각종 물과 관련된 논문을 읽으면서 정부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용수권을 행사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엄 시장은 “정부가 기득권논리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물을 깨끗하게 하는 노력을 벌이는 강변에 위치한 지자체에게 용수권을 넘기는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강변 지자체가 용수권을 갖게 되면, 일선에서 더욱 양질의 수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벌이므로 중앙정부는 수질관리에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4대강 유역에 위치한 강변 지자체와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엄 시장은 “한강은 물론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수계에 위치한 강변 지자체와 함께 용수권 확보를 논의할 의사가 있는데, 전국의 상수원 수계 지자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정부나 수공이 지자체에 용수권을 곧바로 넘기기 어렵다면 수공과 강변 지자체가 용수권을 공동소유하는 방안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장 취임 전 ‘시골변호사’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엄 시장은 팔당상수원 주변 7개 시·군이 받는 각종 규제와 관련, 법적인 문제는 물론 각종 대응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상수원 입지로 인한 규제가 너무 심해 지역 개발에 큰 장애로 작용하면서 주민들은 ‘차라리 상수원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라’고 요구하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엄태준 이천시장(중앙)이 특수협 관계자들과 팔당상수원으로 인한 중앙정부의 규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맨 좌측은 이천시 정명교 산업환경국장, 오른쪽은 이천시 윤광석 환경보호과장.


특수협 이광우 공동위원장(양평군 주민대표)이 “지난 1973년 팔당댐을 만들 당시 주민들은 댐이 만들어지면 전기가 들어오게 돼 뒷간(화장실)에도 불이 환하게 비출 것이라면 크게 반겼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기 생산이 주목적이라던 팔당댐이 이제는 거대한 상수원을 가두는 댐이 돼 경기동부권 7개 시·군에게는 ‘규제의 축’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엄 시장은 “이제는 팔당상수원 규제와 관련, 중앙정부와 한번 붙어야 할 때가 됐다”며 “상수원으로 인해 누구는 이익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보는 일이 지속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엄 시장은 “팔당상수원 물을 공급받는 수도권 2600만 주민들을 위해 팔당호 주변 170만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면서 “어떤 주체도 손해를 보지 않는 방식으로 물 이용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사례도 언급했다. 엄 시장은 “남미의 여러 국가를 경유하는 수계 상류에 위치한 개도국에서 경제개발계획을 발표하자, 하류의 선진국에서 물이 더렵혀진다는 이유로 반발한 적이 있다”며 “당시 상류 국가 수상은 ‘우리나라 국민을 먹여 살릴 의무가 있다”며 “개발로 얻는 이익금의 절반을 하류의 선진국에서 부담하면 개발계획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엄 시장은 “단순히 한강 상·하류 싸움으로 프레임을 짜서는 안된다”며 “강변 지자체의 물 관리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고, 합리적으로 주장하면 제도는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 이천시 윤광석 환경보호과장·정명교 산업환경국장, 특수협 이광우 공동위원장, 엄태준 이천시장, 황인천 이천시 주민대표, 특수협 우석훈 정책국장, 최동섭 이천시 실무위원, 에코저널 이정성 기자.


오늘 특수협과 엄태준 이천시장의 간담회에는 특수협 이광우 공동위원장(양평군 주민대표)을 비롯해 이천시 황인천 주민대표·최동섭 실무위원, 우석훈 정책국장, 이석호 박사·이광현 박사 등이 참석했다. 이천시 정명교 산업환경국장, 윤광석 환경보호과장이 배석했다.


한편 특수협은 팔당호 수질보전과 팔당상수원 주변 7개 시·군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발굴 및 협의를 위해 지난 2003년 11월 출범한 ‘팔당호수질정책협의회’를 모태로 한다. 환경부와 경기도, 팔당호 주변 경기도 동부권 7개 시·군인 남양주시·용인시·이천시·광주시·여주시와 양평군·가평군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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