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산림조합중앙회 이석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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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산림조합중앙회 이석형 회장 “산림에서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 기사등록 2017-06-26 15:15:27
  • 기사수정 2023-11-15 16: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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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 ‘산림(山林)’의 6차 산업화 활성화를 통해 숲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개척에 앞장서겠다”


2014년 11월 산림조합중앙회 제19대 회장에 취임, 32개월 동안 산림조합중앙회를 이끌어오고 있는 이석형(58 사진) 회장의 다짐이다.


이석형 회장은 “산림조합중앙회가 단순히 산림녹화에만 매몰되서는 안된다”면서 “이제는 양적 성장 보다는 질적 성장을 일궈야 한다. BT(biotechnolgy) 산업 등 산림의 6차 산업화에 매진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림은 단순히 자연경관을 제공하고, 목재와 임산물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고 있다”며 “환경, 복지, 문화, 일자리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조합은 쉽게 말하면 ‘산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만든 조합이다. 전국 142개 지역 산림조합과 210만 산주, 40만 조합원, 30만 준조합원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대표 협동조합이다.


1962년 ‘산림법’ 제정에 따라 대한산림조합연합회, 산림조합, 산림계로 일원화된 조직체계가 확립됐다. 조선시대 촌계(村契)의 일종이었던 ‘송계(松契)’가 산림조합의 뿌리다. 함부로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고, 묘도 아무 곳에나 만들지 못하게 하는 등 체계적으로 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민간에서 만든 위한 조직이다. 거슬러 보면 산림조합은 55년이 아닌 수 백 년의 역사를 갖는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 시기에는 새마을회의 전신 격으로 불리는 ‘산림계’의 전국조직인 산림조합연합회가 독립운동 가능성이 높은 조직으로 지목돼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수탈과정을 피폐해진 우리나라 산림 복원에 일선 산림조합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석형 회장은 “55년을 맞은 산림조합이 과거에 안주하거나, 관행적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엔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제 산림조합도 융복합창조의 새 시대로 나가야 한다. 조직의 기본 임무를 지키고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과 융복합에 나서면서 미래에 필요한 정책을 우리가 먼저 만들고 제시하며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1958년 전남 함평군 함평읍 장년리에 출생한 이석형 회장은 1998년 7월부터 2010년 1월까지 고향인 함평에서 3선 군수를 지냈다. 이 회장은 군수 재직 당시 ‘함평나비축제(Hampyeong Butterfly Festival)’를 기획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군수 취임 이듬해인 1999년 ‘꽃과 나비의 만남’이란 주제로 ‘제1회 함평나비축제’를 열었는데, 60만명이 축제장을 찾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지정받았다.


‘함평나비축제’는 나비와 자연을 소재로 마련한 생태학습축제다. 함평군은 ‘나비축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친환경 인프라 확충이 대폭 이뤄지게 됐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하지 않는 친환경농업 실천을 비롯해 오염된 함평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작업도 본격화됐다.


2006년 축제에는 171만명이 행사장을 찾아 입장 수입만 6억8000만원을 올렸다. 올해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린 ‘제19회 함평나비대축제’의 입장료 수입은 9억8265만원, 축제장 주변 농·특산물 판매액은 10억9천만원에 달했다.


이 회장은 “ ‘땅이 아닌 하늘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역발상으로 함평 나비축제를 시작했으나, 가장 큰 성공의 비결은 역시 ‘농업’과 ‘문화’ 그리고 ‘서비스’의 융복합이었다”며 “산림조합에서 추진하는 신사업 역시 산림과 임업 그 자체가 아닌 융복합을 통한 다차산업으로 진화 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비조합장 출신 최초의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이다. 그간 지역조합장 출신 또는 중앙회 임원 등이 맡아왔던 중앙회 회장을 조합원 자격으로 도전, 당선됐다. 농협중앙회 등은 대의원 선거를 통해 중앙회장을 선출하지만, 산림조합중앙회장은 142개 지역조합장의 직선제로 뽑는다. 입후보 자격은 출자금 100만원 이상의 조합원이다.


이 회장은 “처음엔 제 자신이 중앙회장 자격이 있는지도 몰랐다. 산림조합이 적자에 허덕이는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면 제가 회장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7명이 보궐선거에서 회장 후보로 등록하고, 조합장들의 연대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진심을 알린 것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림조합중앙회 회장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과거 다른 선거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한 사례도 있다. 전남도지사와 영광·함평·장성·담양 지역구 국회의원에 뜻을 둔 바 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조직의 기본 임무를 지키고,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과 융복합에 적극 나섰다. 미래에 필요한 정책을 산림조합중앙회가 먼저 만들고 제시하자는 전략을 세워 나갔다.


이 회장은 조직의 전문성 강화에도 주력했다. 삼성생명에서 27년간 자금운영을 맡아 온 이승철 상무를 신용상무로 영입, 효율적인 자금운용을 전담하도록 했다.


또한 (재)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 전시 총괄 담당자 등을 지낸 나홍채씨를 산림문화박람회 추진단장으로 영입, 매년 10월경에 열리는 산림문화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


산림문화박람회는 과거 산림청이 지자체와 함께 2-3일 정도 소규모로 개최해왔다. 2015년부터 산림조합이 행사를 맡은 뒤 개최 기간을 열흘 이상으로 늘리고, 국민참여형 행사로 규모도 확대했다. 2015년 50만명, 2016년 60만명이 몰리는 등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 회장은 산림조합의 수익사업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산림조합이 직접 운영하는 수목장림과 우리 임산물·장례 상품을 연계해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한 장례가 가능하도록 했다.


산림조합은 국공립 수목장림인 양평 ‘하늘숲추모원’과 진도 ‘보배숲추모원’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별 1개소 이상의 수목장림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산림조합의 이름을 내걸고 지난 4월 출범한 SJ산림조합상조가 1만명 이상의 가입자 확보에 성공한 상태”라면서 “부실 상조회사로 인해 더 이상 고통 받는 국민들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림조합이 양적 성장 보다는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회장은 “산림면적이 126만 ha에 불과한 스위스는 연간 35조원의 관광수입을 거두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강원도 한 곳의 산림면적이 135만 ha 정도이지만, 전체 관광수익은 연간 18조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새 정부가 산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숲을 일자리와 휴식공간으로 재창조 시키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것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산림에 대한 투자 확대, 산림의 핵심 자연자원 육성, 산림을 활용한 맞춤형 일자리, 국민 여가 공간 조성, 산림복지 서비스의 확대, 산주와 임업인의 소득 안전망 강화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새 정부가 임업계의 숙원 사업인 임업직불제와 재해보험을 도입해 농어업과의 차별 해소를 약속했다”며 “이제 곧 산림분야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자립잡고 환경의 위기, 복지의 위기, 일자리의 위기, 삶의 질 저하를 극복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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