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어업 증가로 해양 부영향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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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어업 증가로 해양 부영향화 가속 유해성 적조·패독 등 해양생태계 악영향
  • 기사등록 2005-03-10 14:38:19
  • 기사수정 2023-11-18 00: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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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 책임연구원(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연안역은 해양, 육지, 대기가 만나 복합적 상호작용을 하는 경계지역으로 육지에서 오는 인위적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곳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안역은 인구밀집 지역과 대단위 산업시설 및 양식어업이 집중돼 가정하수·산업폐수 방출, 농업 비료 사용, 양식사료 유입 등 인위적인 간섭에 의해 많은 양의 영양염류가 유입된다.


이러한 영양염류 과다 유입은 연안 생태계에 변화(부영양화:eutrophication)를 일으켜 연안수질오염, 유해성 적조발생 및 패독(shell poisoning) 등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영양염류 유입을 줄이려면 육상에서는 ▲환경친화적 차집관거 설치 ▲입체적 오염부하량 산정과 장기 모니터링 ▲각 지류의 훼손된 습지 복원을 통한 자연정화 유도 ▲장기적 부하량 산정을 통한 하수처리장 건설 ▲집수역(watershed)에서의 삼림 훼손 방지 ▲ 갯벌 훼손 방지 등을 해야 한다.


해양의 경우, ▲양식 어업 규제 ▲시민의식 개혁(생업종사자들의 의식변환과 고취에 역점) ▲하구역의 수층과 퇴적물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영양염, 중금속 등의 물질 순환기작 정량 파악 ▲중장기적 오염물질 모델링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중 양식 어업 규제는 관련법 강화와 함께 해양에 미치는 양식업의 영향 등을 철저히 분석 병행해야 한다.


연안역 양식은 해조류, 패류 및 어류 양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해조류나 패류 양식은 해양 환경의 질과 변화에 직접 노출돼 양식 생산량이 환경 요인에 의해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어류 생산은, 가두리 양식과 육상수조식 양식, 그리고 육성용 종묘 생산으로 구분된다. 가두리 양식인 경우, 연안 수역의 일부를 차지해 주변 해수의 환경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다.


양식장들은 태풍으로 피해를 받지 않는 곳인 내만이나 섬으로 둘러 쌓여진 곳에 주로 설치된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는 바다물의 수괴 정체가 이뤄지며 유기물이 활발하게 공급되는 연안퇴적환경인 곳이 많아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인위적인 유기물의 과잉 공급이나 해수 흐름에 영향을 줄만한 해양 구조물을 만든다면 환경수용능력이 저하돼 해양저질 오염을 비롯한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양식장이 설치되면 양식어의 배설물, 섭식이 되지 못한 사료, 폐사어, 잔유 동물약품 등이 저층에 퇴적, 부패·분해되면서 많은 용존산소를 소비한다.


이러한 무산소 환경이 형성되면 황산염까지 소모되는 현상(황산염은 해수성분중 염소 다음으로 많은 음이온으로서 황산염의 환원으로 인한 변화는 공극수나 퇴적물의 화학적 특성에 큰 영향을 준다)이 생긴다.


우리나라 연안의 양식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어장 면적 17만 ha 중 현재까지 11만 ha이상이 개발되고 있다.


대부분이 천혜의 조건을 갖춘 남해안에 편중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양식 수산물 총 생산량의 80%가 여기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의 단위노력당 생산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해양오염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남 여수 가막만 주변에 넓게 펼쳐져 있는 양식장 주변의 퇴적물 조사(공극수에 용존된 화학종 분석)에서 심한 악취와 퇴적물의 색깔이 아주 검게 변하였음을 확인하고, 분석결과 암모니아 수치가 높게 나타나고 황산염수치가 매우 낮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암모니아는 무산소 환경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화학종이고 황산염은 퇴적층내에 용존산소가 고갈되면 유기물을 분해하는 용존산소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화학종이다.


결국, 급격한 암모니아의 증가와 황산염의 감소는 퇴적층내에 무산소 환경이 심화되었음을 나타낸다.


조사 시기가 산소 투과율 높은 3월임을 감안한다면 퇴적물 오염 수준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태라면 해수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5월 이후부터는 강수에 의한 영양염의 유입이 없어도, 해저 퇴적층으로부터 영양염의 용출로 인한 내만성 적조(red tide)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적조 원인생물을 살펴보면, 강수성 적조의 경우는 규조류(diatoms)에 의한 것이었으며, 비강수성 적조의 경우는 식물성 편모조류(phytoflagellates)에 의한 것이다.


적조는 강력한 일사(日射)로 표층수의 수온이 상승한 경우, 담수에 의해 과도한 영양염류 유입이 되는 경우, 양식장에 의한 과도한 영양염류 유입, 내만 등의 해수의 혼합이 매우 저하되는 곳에서 복합적상호작용에 의하여 일어난다.


적조로 인한 피해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산업폐수, 유기성 폐수 유입 → 영양염류 풍부 → 플랑크톤

▲증식(적조현상) → 용존산소 감소 → 유독가스 발생

▲H2S, CH4, CO2 → 어패류 질식사 → 수산자원(어패류 감소), 수질변화 및 생태계 파괴


작년 남해안 전역과 동남해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한 적조현상은 유사이래 가장 큰 피해를 초래해 수산, 양식업의 피해액이 수 백억 원에 달했다. 이는 양식과밀에 의한 영향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수하식 패류 양식이나 해조류 양식은 인공적으로 사료를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사료첨가에 의한 어장의 부영양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참굴(Crassostrea gigas), 진주담치(Mytilus edulis) 등 수하식 양식은 자연상태보다 1000배 이상의 생물생산량을 기록하기 때문에 역시 주변해역의 수질 및 저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수 가막만 조사지역은 진주담치 양식을 하고 있었다.


양식어장의 무절제한 양성은 아래의 순서처럼 해양오염의 악순환고리를 되풀이한다.


고밀도어류·고밀도패류양식→적조발생, 먹이생물부족, 해적생물증가→용존산소부족, 수질, 저질악화, 세균질병발생→생산량 감소, 대량 패사, 질병발생, 성장둔화→어장의 황폐화→해양오염심화


수산자원이 풍부한 연안역에서의 환경 변화는 이들 자원량에 영향을 주게 되고 결국 연안의 생산량 감소와 함께, 우리세대는 물론 후손이 누려야할 친수공간까지 앗아간다.


아울러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


또한 해양에서의 자연정화능력은 지구환경의 완충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매우 중요하므로 더 이상 해양오염이 심화된다면 지구 전반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 자명한 일이라 할 수 있다.


* 참고*

지난해 전국의 수산물 생산량은 266만5,000t. 돈으로 환산하면 4조511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남도내 생산량은 51만4000t(7792억원)으로 전국 생산량의 19%를 차지한다.


산업화가 진전되고 서비스업이 늘어나면서 수산업 비중이 점차 줄고 수산물 생산량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어장은 13만3,000㏊로 전국 전체 어장의 절반이 넘는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양식어장이 8만6000㏊로 전국 양식어장의 71%, 김·미역 등 해조류 양식어장이 5만8,000㏊로 전국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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