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세미원은 ‘공원(公園)’ 아닌 ‘정원(庭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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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세미원은 ‘공원(公園)’ 아닌 ‘정원(庭園)’ <기획>‘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洗美苑) 탐방②
  • 기사등록 2017-04-20 09:58:00
  • 기사수정 2023-11-19 01: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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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양평】“세미원은 공원(公園)이 아니라 정원(庭園)입니다”


물과 꽃의 정원으로 널리 알려진 세미원(洗美苑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양수리, 두물머리)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기노준 대표는 “세미원에는 요란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이유는 차분히 생각하고 느끼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세미원이 생태학습, 역사와 문화의 배움터로 기능하길 바라는 취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세미원 정원 입구인 ‘불이문(不二門)’.


세미원의 매표소 옆 정원을 들어서기에 앞서 원형의 돌이 바닥에 박혀있다. 돌 중앙에서 작은 물줄기가 솟아나오는데, 이는 먼지를 씻는 ‘세진대(洗塵臺)’다.


▲한반도 모양으로 만들어진 ‘국사원’.


‘먼지가 묻은 발을 씻는 다’는 것은 자신이 밟아온 흔적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발에 묻은 먼지뿐만 아니라 마음에 묻은 티끌도 함께 씻게 된다는 설명이다. 세미원 입구인 불이문(不二門)에 들어서기에 앞서 마음을 가다듬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세미원 정원 입구인 ‘불이문(不二門)’은 태극기 문양이 있어 ‘태극문(太極門)’으로도 불리며, ‘자연과 사람은 둘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불이문 양쪽 늘어선 담장인 ‘팔괘담(八卦牆)’에는 태극문양과 팔괘문양이 숨어 있고 7개의 진열장이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침략당해 나라를 잃어버렸을 때 선조들이 민족정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생활 속에 숨겨놓았던 유물들이 들어있다. 팔괘담장 뒷면의 역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결합을 보여주고 있다. 담 뒷면에는 도자기 벽화로 단군신화 이야기를 담았다.


세미원 입구에 들어서면 울창한 소나무 숲 가운데 독특한 모양을 한 정원이 있다. 우리나라 지형인 한반도 모양을 본떠 만든 ‘국사원(國思園)’이다.


‘나라를 생각하는 정원’ 국사원에는 백두산에서 직접 가져온 돌과 흙, 식물로 백두산과 천지를 만들었다.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 광개토대왕비, 통군정, 남이장군 석상, 이순신 장군 시비 등을 형상화했다. 연못 안에는 백의민족을 뜻하는 흰 수련과 우리나라 토종인 애기수련을 심었다.



국사원 내 한반도 모양의 연못 북쪽 좌측 한 귀퉁이에는 통군정(統軍亭) 시비(사진)가 세워져 있다. 통군정은 평안북도 의주읍성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자리 잡은 정자로 압록강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등 군사를 지휘하기에 유리하다.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 온 선조 임금이 통군정에 올라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운명을 생각하며 통곡했다 해서 후대 사람들은 ‘통곡정(痛哭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사원 둘레에는 자그마한 개울과 돌다리들이 있다. ‘우리 내’라는 이름의 개울은 광개토대왕비가 있는 만주벌판 그리고 독도와 동해바다까지 우리의 영토임을 나타낸다.


기노준 대표는 “국사원은 나라를 잃는 설움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애국을 생각하고, 다짐하는 공간”이라며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자는 나라사랑의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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