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8,800여건으로 총 화재의 27%에 이르며 원인은 합선, 과부하, 누전 등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피해는 사망 30명, 부상 313명으로 집계됐고 재산피해만 450억에 달했다.
전기로 인한 건축물 화재 및 인명사고 예방을 위한 건축전기설비 국제표준화회의(IEC/TC 64)와 관련 국제기술세미나가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열린다.
IEC/TC 64(건축전기설비)는 주택, 공공시설, 공업용시설, 건축현장, 회의장, 전시장 등에 전기로 인한 감전, 화재 등으로부터 안전 확보를 위해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기술위원회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개최하는 이번 제주 회의에는 미국, 일본 등 20여개국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에서 각국 참가대표들은 ‘무역상 기술장벽에 관한 협정’(WTO/TBT)에 따라 건축물 내의 전기설비 및 설계기준에 관한 국제표준이 자국의 기술 및 문화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열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서양의 대류식 난방문화와 동양의 온돌문화의 차이를 설명하고, IEC에서 29℃로 추진중인 최고바닥온도를 각 국가별 생활·문화 환경을 고려해 설정하도록 국제표준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국제표준화회의에 이어 개최되는 ‘건축전기설비 국제기술세미나’에서는 200여명의 국내참석자를 대상으로 IEC/TC 64 의장인 타일론 박사(프랑스) 등 5명의 국제전문가들이 건축물 전기안전에 대한 최신 기술표준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미나는 건축전기설비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표원 안종일 전기기기표준과장은 “국내에서는 현재 전기사업과 관련한 법령과 기술기준을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개편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고 밝히고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 ‘전기설비기술기준’의 국제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감전보호 및 누설전류 기준’, ‘욕조 등 물기가 있는 곳의 전기안전을 위한 위험지역 설정’ 등 건축물 내의 전기로 인한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표준 제정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