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대학로 연극거리와 낙산공원 사이 주택가 블럭. 동숭동 129번지 일대 골목(사진)에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내다 놓은 화분에 고추, 파, 상추 등의 채소와 찬바람을 기다리는 소국이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는 보기에도 식상한 적벽돌색 고무통과 우유곽을 나르다만 플라스틱 박스조차도 도심형 텃밭의 항아리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이 작은 식물들과 그 식물들을 가꾸는 주민들의 작은 손이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골목을 숨쉬게 하는 것이다.
일단 허물기, 그리고 새것 들이기에 급급한 '환경개선, 경관개선' 작업들이 지극히 외부적인 시각에서 이뤄져 온 것은 아닌지 짚어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