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는데 쓰인 ‘가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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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는 8월에는 오곡백과가 여물어간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최성기며 우리나라에서는 전형적인 남고북저형(南高北低型)의 여름 기압배치로 지면의 복사가 심해 30℃ 이상인 날이 11∼22일이나 된다. 평균기온은 24∼26℃로 1년 중 가장 덥다.


그러나 절기상으로 7일은 가을이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고, 23일이 처서(處暑)여서 중순 이후에는 북쪽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어 아침, 저녁으로 서늘함을 느낀다. 음력 7월과 일부 겹치므로, 칠석(七夕)과 중원(中元:百中日·亡魂日)이 있다.


여름 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다가 그 기세를 서서히 꺾는 8월에 산림청은 우리의 자연을 대표하는 나무, 풀, 곤충, 자연휴양림을 각각 '가래나무', '참당귀', '꼬마잠자리', '칠보산자연휴양림'으로 선정했다.


여름철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되던 '가래나무'


여름철의 물놀이는 예나 지금이나 어린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고 즐거워하는 놀이다. 우리의 민속 중에도 8월의 물놀이와 함께 행하여지던 '가래탕'이라는 아이들의 놀이가 있다.




가래나무(사진)의 열매나 뿌리를 찧은 후 물에 풀어서 그 독(毒)으로 민물고기를 물 위로 둥둥 떠오르게 하여 민물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평소 알지 못했던 우리 전통식물의 이용문화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이해를 높여주는 것도 한 여름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좋은 기회라 생각돼 8월의 나무로 됐다고.


가래나무과에 속하는 가래나무는 높이 25m, 직경 80cm정도까지 자라며 주로 우리나라 중부이북의 산기슭과 계곡에 자생하는 낙엽성의 큰키나무다. 4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9월에 익는데 호도와 같은 모양이지만 양끝이 뾰쪽하고 매우 딱딱하다. 이 나무는 시골에서 흔히 '추자나무'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가래나무를 가리키는 한자인 '추목(楸木)'에서 유래한 것이다.


가래나무의 목재는 재질이 가벼우면서도 치밀하고 단단하며 뒤틀림이 없기 때문에 예로부터 장롱, 문갑, 소반, 목판 등의 다양한 생활용재와 총개머리판과 같은 군수용재로 이용됐다. 특히, 임금님의 관(棺)은 재관(梓棺)이라 하여 가래나무로 만든 것을 사용했다. 호도처럼 생긴 종자는 생식하거나 기름을 짜서 이용하는데 최고의 영양식이었으며 기침을 멎게 하고 머리를 좋게 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종자 두 알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노리개로도 쓰였는데 혈액순환과 지압효과로 중풍과 치매예방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나무껍질은 한방과 민간에서 피부병, 종기, 설사, 항암 등의 약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약재, 참당귀


8월에 자주색 꽃을 피우고 조상들이 여름철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귀중한 약재로 사용했던 '참당귀'가 8월의 풀로 선정됐다.


8월은 무더위로 체력 소모가 많아 전반적으로 신체기능과 의욕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우리 조상들은 찌는 듯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다양한 건강식으로 보양하기도 하고 한방차나 건강목욕법 등의 방법도 활용했다. 조상들의 더위를 이기는 이러한 방법에 참당귀는 인삼 못지 않게 귀하게 널리 사용된 전통약용식물이다. 여름철 참당귀를 차로 달여 마시면 폐의 기능을 도와줘 갈증을 그치게 하고 원기를 돋궈 주며, 참당귀를 넣은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을 도와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고, 특히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높다고 한다. 웰빙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우리 조상들의 식물을 이용하는 현명한 지혜가 바로 웰빙의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산형과에 속하는 참당귀(사진)는 주로 산골짜기와 고원지대의 초지에 자생하는 2∼3년살이 풀로, 주로 약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자생식물이다. 뿌리에 향긋한 향을 내는 정유와 데큐신(decusin)을 함유하고 있어 한방에서는 혈액순환촉진, 보혈, 빈혈, 신체허약, 어지러움 등의 부인병과 보신의 목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와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어린잎은 생체 또는 끓는 물에 데쳐서 쌈이나 묵나물로 식용하기도 하고 뿌리를 술에 담거나 그늘에 말려 차로 마시기도 한다.


잠자리 중의 막내, 꼬마잠자리


꼬마잠자리는 잠자리 무리 중 크기가 가장 작은 곤충(몸길이 11∼13mm)으로 서식개체수가 적어 법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종으로 8월의 곤충으로 선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잠자리 중 가장 작아 100원짜리 동전으로도 몸 전체가 가려질 정도의 크기다.




꼬마잠자리(사진)는 야산의 습지에 맑은 물이 흐르고 물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은 곳에 산다. 이 귀엽고 앙증맞은 잠자리는 그 개체수가 적고 서식지도 제한돼 보호종으로 지정됐다. 특히 금년에는 장수하늘소 뒤를 이어 천연기념물로 등재하자는 관련학계의 움직임도 있을 정도로 귀하신 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논이 많아짐에 따라 몇몇 곳에서 이 잠자리들이 눈에 띤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초여름부터 무더운 여름의 끝무렵까지 활동하는 이 작은 곤충은 8월에 들어서면서 더욱 성숙하여 아름다움을 뽐낸다.


어미벌레의 몸길이는 11∼13mm로 매우 작으며 뒷날개 길이는 13∼15mm가량이다. 잠자리 중 가장 작기 때문에 꼬마잠자리로 이름 붙여졌다. 암수 모두 날개는 투명하고, 각 날개 밑부분의 삼각실 바깥까지는 등적색이다. 미성숙일 때 수컷의 몸은 등황색으로 배의 각 마디에 미색의 띠 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성숙하면 몸 전체가 적색이 된다. 암컷은 제2∼6배마디 사이에 미색 띠무늬, 담갈색, 흑색의 가로 줄 무늬가 있어 마치 색동저고리처럼 알록달록하게 보이고, 제7∼10마디에는 가는 미색 띠무늬가 있으며 그밖에는 거의 흑색이다. 유충은 몸길이가 8∼9mm고, 머리 너비는 3mm 가량이다.


어른벌레는 6월에서 8월에 걸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성숙 개체는 우화 후 15-20일이 지나면 성숙해진다. 몸 크기가 작아서 잠자리들의 일반적인 서식처인 농수로나 웅덩이보다는 잡초 등이 우거진 장소 중 물이 얕게 고인 곳에서 산다. 교미를 마친 암컷은 혼자서 늪지대, 농수로, 휴경 물논 등지를 돌아다니며 산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외에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네팔, 대만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가 분포상 북방한계지역에 속한다.


7가지 보물을 찾아 떠나요!, 칠보산자연휴양림


칠보산자연휴양림은 7가지 보물이 있다는 칠보산에 자리잡고 있으며 동해바다와 일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춰 여름 휴가철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피서의 적지다.


동해바닷가에 장엄하게 우뚝솟은 칠보산(해발 810m)은 경북 영덕군 병곡면 영리에 소재하며 울진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고려 중기 이곳을 지나던 중국 사람이 이 산의 샘물을 마셔보고는 "이 물맛이 보통 샘물과는 다르니 이 산에 일곱 가지 귀한 물건이 있다" 해서 찾아보니 7가지의 식물 및 지하자원(돌옷,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동, 철)이 있음을 알고 그 후부터 칠보산이라 부르게 됐다.


칠보산자연휴양림은 고래불 해수욕장과 대진 해수욕장을 잇는 명사 20리 동해안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칠보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휴양림내 울창한 소나무 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있어 최고의 숲체험코스, 산림욕장으로 손꼽힌다.


휴양시설은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숲속수련장, 캠프파이어장, 잔디광장 등 자연과의 조화를 바탕으로 잘 갖춰져 있다. 특히 휴양림내에 칠보산, 등운산 정상으로 가는 2개의 등산로가 개설돼 가족단위 등반코스로도 적격이며 칠보산 정상은 넓은 조망권으로 등산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칠보산자연휴양림의 가장 큰 매력은 휴양림에서 산림욕을 즐기면서 동해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명사 20리 고래불 해수욕장과 대진 해수욕장의 해안선 경관이 매우 뛰어나며 동해 일출까지도 감상할 수 있어 해맞이 휴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휴양림 주변에는 수질이 좋기로 유명한 백암온천, 약 2억5천만년 전에 생성된 천연기념물 제155호 석회암 동굴인 성류굴, 관동팔경의 하나인 월송정, 그 외에 송라보경사, 해맞이공원, 안동댐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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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5-08-01 14: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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