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대기연구 촬영 이미지 극적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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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대기연구 촬영 이미지 극적 복구 바다로 추락한 샌디스크 데이터 재생 美 대학생들 졸업식서 특별상 수상
  • 기사등록 2005-07-07 23: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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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플래시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가 무려 81,863피트(약 25Km) 상공에서 바다로 떨어진 메모리 카드를 바닷물에 잠긴 지 며칠이 지난 뒤 성공리에 복구해 화제다.


더구나 이 메모리 카드는 미국 대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고공 대기 연구를 위해 발사한 기구에 촬영 이미지의 저장용으로 탑재된 것이어서, 관련 천문학 연구자들에게 소중한 자료인 높은 고도의 각종 물체 촬영 사진을 안전하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샌디스크는 안정적인 데이터 보존에 관한 자사 기술력과 명성을 재확인했으며 해당 학생들은 이번 일로 모교 졸업식에서 총장상과 학장상 등 특별 명예상을 2종이나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일이 시작된 것은 캘리포니아 소재 산타 크루즈(Santa Cruz) 대학 엔지니어링 학과 4학년들로 구성된 학생 연구팀이 대기 탐사기, 전송기,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맞춤 데이터 리코더 등이 탑재된 헬륨 기구를 발사했을 때부터. 이중 카메라와 리코더에 이미지 촬영과 원격 계측 자료 판독을 위해 샌디스크 SD 플래시 메모리 카드가 장착돼 있었다.


스스로를 'Team BAT'(기구 대기 원격계측, Balloon Atmospheric Telemetry)으로 지칭한 이 학생들은 산타 크루즈 지역의 해변 농가 지역인 왓슨빌의 소프트볼 구장에서 지난 3월초 자신들의 기구를 발사했다. 이들의 의도는 기구를 7만5,000 피트 상공까지 띄워서 풍속, 기온, 습도, 압력, 고도, 경도, 위도 등을 포함한 난기류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것이었다. 이런 요소들은 천문학자들이 대기 내 가벼운 왜곡 현상을 측정하고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도록 망원경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다.


비행 후 2시간까지는 GPS 기기를 통해 기구의 위치를 체크하면서 기구의 비행 경로를 체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학생들은 기구가 최고 고도까지 무사히 도달해 다시 낙하산을 펴고 대지에 안착하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지만 갑자기 돌풍이 일어나 기구와 여기 탑재된 전자 장비들이 태평양 바닷가로 밀려나면서 상황은 급속도로 엉키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번 떨어지면 찾기 어려운 Pajaro Dunes 지역에서 2마일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기구가 찢기며 파도에 충돌했고, BAT팀은 전송기에서도 산만한 데이터만이 쏟아져 나오자 이번 미션은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들 편이었다. 기구가 사라진 뒤 5일 후, 한 해변 여행객은 기구가 바다에 떨어진 지점에서 20마일 북쪽에서 기구의 잔해를 발견하고는 대학에 연락을 취해왔다. BAT팀 학생들이 도착했을 때 이들은 원격 계측 설비용 회로 보드를 포함한 덧씌워진 도시락 상자와 샌디스크 1GB 스탠더드 SD 메모리 카드가 소금기 있는 바닷물에 완전히 잠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변에는 가방에서 떨어져 나온 디지털 카메라의 잔해가 널려 있었으며, 이중에는 놀랍게도 샌디스크 128MB 스탠더드 SD 카드도 있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대학 연구소로 돌아온 학생들은 카메라에서 떨어져 나온 메모리 카드를 말려서, 이를 PC의 카드 리더에 밀어 넣었다. 여기서 이들은 높은 고도에서 촬영된 일단의 사진들이 가득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중에는 최종적으로 4만 피트 상공에서 촬영된 것도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손실된 이미지가 하나도 없었던 것.


하지만 불행히도 데이터 저장 기기에서 꺼낸 샌디스크 SD 카드는 완전히 읽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이 대학 잭 베스킨 엔지니어링 스쿨의 데이브 밴 우넨(Dave Van Unen) 엔지니어링 연구소 스탭은 궁여지책으로 이 카드를 샌디스크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일주일 동안의 특별 판독기를 이용한 반복적인 카드 스캔과 간헐적인 에러 끝에 샌디스크 엔지니어링 연구소의 기술진 가운데 한 명인 이사벨 트란(Ysabel Tran)은 마침내 카드의 모든 데이터를 추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이를 또 다른 SD 카드에 전송해 즉시 BAT팀에게 전달했다.


USCC 엔지니어링 학과 학생인 로베르토 멘차카(Roberto Menchaca)는 원래 팀이 최고 고도로 6만 피트를 추정했지만, 샌디스크의 복구 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원래의 목표보다 훨씬 높은 무려 최고 81,863 피트를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기구의 전송기가 라디오를 통해서는 단지 1,028개의 데이터 샘플을 중계한 데 비해 메모리카드에선 이를 훨씬 상회하는 53,406개의 샘플이 추출됐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에게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주며, 아울러 중요한 점은 라디오 데이터에선 갭이 많았지만 이 데이터들은 지속적이었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고도 25,000 피트 상공의 기구에서 촬영한 몬트레이 베이(Montrey Bay).


'실패'에서 '성공'으로 변신한 이번 프로젝트에 고무된 BAT팀 학생들은 이번 리포트를 자신들의 연구 스폰서에게 알렸다. 그 결과, 이들은 지난달 개최된 졸업식에서 대학 학장상과 총장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에 이르렀다. 이는 매우 드문 일로, 참고로 멘차카 이외의 다른 BAT팀원들은 프로젝트 리더였던 스카이 벤트 피어스(Skye Vendt-Pearce), 바톨로 알바라도(Bartolo Alvarado), 아마누엘 멘기츠(Amanuel Mengistu) 그리고 케이시 판(Kathy Phan) 등이 있었다.


샌디스크 부회장 겸 컨슈머 및 핸드셋 비즈니스 분야 제너럴 매니저인 넬슨 챈(Nelson Chan)은 "우리는 이들처럼 야심찬 엔지니어들을 도와 궁극적으로 우주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면서, "이번 놀라운 일련의 이벤트는 샌디스크 플래시 메모리 카드의 내구성을 다시 한번 보여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타 크루즈 전기 엔지니어링 학과 교수인 존 베세키(John Vesecky) 박사와 돈 윌버그(Don Wilberg), 싸이러스 바제기(Cyrus Bazeghi) 그리고 스테판 피터슨(Stephen Petersen) 교수 등을 포함한 이번 학생 팀에 대한 학과 지도교수들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전반적으로 캘리포니아 팔로마&릭(Palomar and Lick) 기상대 천문학자들의 후원을 받았으며 대학 안에서 우주 관련 교육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인 'Cal Space'와 산타 크루즈 대학 적응광학센터(Center for Adaptive Optics)의 재정 지원을 받은 것.


베세키 교수는 "학생들은 바람 시어(wind shear)와 온도 변화 등으로 표시되는 대기 난기류 내의 변인들을 측정하고 있었다"면서 "10Cm부터 수백 미터에 이르는 규모까지 일어나는 대기 온도내의 작은 변동으로 대기내의 소용돌이와 같으며 사람들이 지구에서 보는 별빛의 깜박거림과 같은 왜곡현상을 만들어 내고 우주 망원경에 불분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베세키 교수는 "이번 BAT팀 학생들이 샌디스크 메모리 카드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지상의 천문학자들이 난기류 레이어를 정리하고 이에 대한 부분을 보충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이는 '적응광학'(Adaptive Optics)이라 불리는 분야로 'HASTE' 프로젝트라 불리는 또 다른 학생 기구가 지난달 발사됐으며 3호 기구 또한 올해 가을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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