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명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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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명의 흔적 미리 보는 ‘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
  • 기사등록 2005-06-17 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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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한 시간 여행이 될 ‘2005 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2005 World Museum Culture Expo)’가 오는 7월1일부터 8월2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52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세계 최초의 박물관 문화 박람회인 ‘2005 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는 경기관광공사, 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 실행위원회(분당자연박물관)가 주최, 주관해 세계 22개국 120여개의 박물관 및 미술관이 참여한다. 민속관, 자연사관, 과학관, 기업관, 종교관, 어린이관, 이색관, 미술관 등 8개의 주제별 전시관과 특별기획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학술세미나, 그리고 색다른 이벤트 등으로 이뤄지는 문화축제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명의 흔적. 자연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역사다. 인류의 역사가 펼쳐지는 밑바탕이며 어머니라 칭할 수 있는 자연에 관한 역사의 보고(寶庫), 바로 자연사관이 오늘 소개할 내용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자연사박물관들은 생활 속에서 뿌리내려 공동체 속의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사는 물론 인류 자연 체계를 다양한 각도와 시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은 아이들이 쉽게 자연과 과학을 접하며 기초과학을 익힐 수 있는 또 하나의 학교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된 국가 중 유일하게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우리나라. 가까운 일본으로 고개를 돌려봐도 4,500여개의 박물관 중 300여개에 달하는 자연사박물관이 운영되고 있음을 볼 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연사박물관과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자연사박물관으로는 자연사 지식을 채우기에 역부족이다.


2005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의 자연사관에서 2% 부족한 지식을 채워보자. 양파껍질처럼 벗기면 벗길수록 더욱 신비한 자연세계로의 탐험, 우리나라 자연사박물관 확산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며 지금부터 무한한 자연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명의 흔적


색깔도 가지가지, 모양도 가지가지 각기 자신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수천 마리의 나비들이 자연사관에서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알렉산드리아 비단 제비나비, 나비 중 색깔이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몰포나비, 한국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센 곤충 장수풍뎅이, 천연기념물 218호로 지정된 장수하늘소, 환경부에 의해 보호종으로 지정된 쇠똥구리 등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리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전 세계의 나비 및 곤충들이 자연사관의 문을 연다.




패류관에서는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는 조그만 조개부터 대형 식인 조개까지 다양한 패류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우는 투구게(사진)를 비롯한 각 종 갑각류들이 전시되는 갑각류관을 지나면 한 여름 오싹한 공포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죠스를 만나 볼 수 있는 상어관에 들어서게 된다. 서해안에 출몰해 인명피해를 주기도 했던 백상아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고기 중 가장 큰 고래상어 등 상어의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상어관에서의 바다 여행이 조금 아쉽다면 세계 희귀 어류들이 모여 있는 어류관으로 발걸음을 옮겨 푸르른 바다 세상 속에서 더위가 조금 가실 때쯤이면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머리위에 왕관을 쓴 듯한 왕관앵무새, 알록달록 총천연색의 장미앵무새, 독수리, 멧돼지, 코알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조류와 동물들이 박제로 전시된다. 이렇게 많은 전시관을 지나왔건만 아직도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에서 자연사의 신비가 얼마나 무한한지 느껴볼 수 있다.


숨을 좀 고르고 거미의 세계에 빠져 보자. 30여년간 거미를 연구해 온 동국대학교 김주필 교수가 설립한 주필거미박물관은 세계 60여개국을 다니며 직접 구입한 2,000여종의 거미 표본이 전시된다. 거미연구소에는 실제로 200여종의 거미가 살고 있다. 주필거미박물관에서는 한국 땅거미, 복부에 호랑이 무늬가 있는 베네쥬엘라 썬타이거, 새나 들쥐를 포식하는 20~28cm의 베이스브라운 버드이트, 이름만큼 몸 전체가 붉은 장미색을 띄고 있는 레드로즈 등 15종의 거미가 전시된다. 조금은 징그럽게만 느껴졌던 거미가 친근해질 무렵에는 바쁜 발걸음을 식물관으로 옮겨야한다.


우리나라 토종 식물부터 아름드리나무의 나이테까지 다양한 식물들이 전시되는 식물관을 지나면 강원대 동충하초연구소의 성재모 교수가 20년간 연구해 온 동충하초를 만날 수 있다. 땅 속에서 죽은 반딧불 유충에서 발견되는 유충 긴목유형동충하초, 땅 속에 있는 매미 유충에서 발견되는 매미긴자루동충하초 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종류, 다양한 분포를 지닌 한국의 동충하초를 소개하고, 동충하초에 대한 신비함과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의 고마움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동충하초에 이어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는 ‘새들의 집들이’ 기획전을 마련한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계획하고 만든 자연사박물관. 자연사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에 남도록 역사적 흐름에 맞춰 시간적·공간적 순서에 따른 전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는 입체적 디오라마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새들의 집들이’ 기획전을 통해 산새ㆍ물새의 둥지, 다양한 모양ㆍ크기ㆍ색깔의 알, 시조새의 조상 중화용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조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집들이를 마치면 휘황찬란한 광물, 보석 원석, 화석의 세계가 펼쳐진다. 세계 각국의 희귀 보석 원석, 광물과 고생대ㆍ중생대ㆍ신생대에 이르는 생흔 표본 화석들이 전시된다. 특별히 주목할 것은 태국에서 발견된 운석이다. 손을 대면 행운이 이뤄진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이 최대 운석은 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에서 최초로 공개돼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무궁무진한 자연사관의 여행이 끝날 무렵, 2005세계박물관에서 마련한 특별 기획전은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한다.


지구상에 서식했던 공룡들이 ‘2005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에서 다시 살아난다. ‘중생대의 지배자 공룡전’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가 소유한 목긴 공룡의 진본 골격이 전시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융남 박사가 감수한 세계 최대의 목긴 공룡 오메이사우르스 등 패밀리(용각류)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화석 발굴이 극히 어렵고 발굴비용 또한 엄청나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90종이 발견됐으나 단 6종만 완전하게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공룡 피부 화석과 공룡알이 함께 발굴돼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스티븐스필버그감독의 ‘쥬라기 공원’ 공룡들이 미국 록키자연사박물관 존 호너 박사의 감수 하에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된 움직이는 공룡들이 살아서 포효한다. 당시의 생태계와 공룡의 서식환경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거인국으로 간 걸리버가 돼 거대한 투구풍뎅이와의 줄다리기, 사슴벌레와의 힘겨루기 등 실물 200~800배 크기, 평균 몸무게 200kg의 움직이는 로봇곤충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로봇 곤충전’은 어린이ㆍ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자연과학체험이 될 것이다.


200여종 1,000여마리의 파충류, 거미류, 전갈류, 양서류, 곤충류, 소동물류 등 정글 동물의 생태를 아마존밀림, 사막지대 서식지 등을 재현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정글대탐험’에서는 국내에서 만날 수 없는 개미핥기를 비롯 팬더 카멜레온, 악어거북, 목도리도마뱀, 켈리포니아 킹 스네이크, 스컹크 등 다양한 희귀 동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수천마리 나비의 인사로 시작해 사라져버린 고대 생명의 흔적을 찾기까지의 자연사관 탐험, 그리고 신나고 흥미진진한 특별기획전까지 자연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온 몸으로 느껴본 2005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의 자연사 여행을 이제 마무리 한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보다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자연이다.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고 있는 자연의 역사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이제는 우리의 후손과 함께 할 자연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깨달을 때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소중한 자연 유산 보존과 함께 자연사박물관의 확산에 더욱 힘을 쏟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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