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에코저널=시안】중국 산시성(陕西省)의 성도인 서안(西安, 시안)엔 밤마다 선녀들이 출몰한다.
시안시 남문 등 성벽 주변과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 다탕부예청) 밤거리에서는 왕비를 비롯해 다양한 옛 중국 전통복장을 입은 여성들을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선녀를 연상하는 옷차림도 간혹 눈에 띈다.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 글귀를 배경으로 사진촬영하는 여성.
시안은 춘추전국시대를 종결하고, 통일 중국을 세운 진시황의 황릉과 흙을 구워 만든 수많은 병사, 말 등 모형이 있는 ‘병마용갱(兵馬俑坑)’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천년고도 시안의 옛 이름은 ‘장안(長安)’이다. ‘장안의 화제다’라는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고 알려지는데, 이제 장안의 밤은 화려한 차림을 한 여성들의 무대가 됐다.
지하철역에서 옛 복장을 입고 전철을 기다리는 여성들.
대여점에 전시된 의상.밤에도 대낮같이 밝아 ‘불야성’을 이뤘다는 당나라 시대를 일컫는 거리 ‘대당불야성’으로 향하는 지하철역에서부터 옛 복장을 한 여성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지하상가에는 옷 대여점이 입주해 있다.
옛 복장으로 거리를 걷는 여성들.대당불야성 거리는 그야말로 여기가 현대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옛 복장을 한 여성들이 많다. 옷을 빌려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도깨비 복장을 한 젊은 남자 두 명이 거리에 앉아 있다.
젊은 여성이 많지만, 간혹 연세 많은 어르신도 보인다. 모녀가 함께 옷을 빌려 입고 걷기도 한다. 남자들은 아주 드물게 만난다. 도깨비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보이기도 했다.
대당불야성 거리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서로의 손을 몪고 거리를 걷는 부자. 대당불야성 거리에 중간 중간에는 간이무대가 설치돼 있고, 무료 공연도 펼쳐진다. 거리에 오가는 사람 중에는 아빠가 아이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서로 손을 묶고 걸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시안 성벽 남문.
시안 성벽 해자 야경.
시안 성벽 해자 주경.
시안 성벽.
시안 성벽 성문 아래는 차량과 사람 통행이 가능하다.시안성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관광 인프라다. 성벽은 동서로 길쭉한 장방형 형태다. 동벽은 2590m, 서벽은 2631m, 남쪽 장벽은 3441m, 북쪽 장벽은 3241m로 전체 둘레 13.75km다.
성벽과 해자 사이의 산책로.
성벽 높이는 12m, 아래에서 15~18m에 이른다. 성벽과 해자 사이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성문 아래로 사람과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시안성 내부 면적은 총 12평방킬로미터로, 당나라 장안성의 1/7 정도의 크기다.시안은 성벽 안쪽이 중심가다. 장안 시절 아닌 명나라 때 세워진 성벽과 해자가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성벽 동서남북으로 4개의 문이 설치돼 있는데, 야경이 큰 볼거리다.
시안의 옛 이름 ‘장안(長安)’이라고 적힌 글을 들어보이며 사진을 찍는 어린이.
시안 성벽 남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일반 회사원 판빙빙.
시안 성벽 남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던 일반 회사원 판빙빙(范冰冰, 31)은 “옷을 빌리고, 머리 장식과 메이크업까지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왕비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며, 별도로 전문가에게 의뢰해 사진도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