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바다·육지로 향하는 희망의 시작점 ‘땅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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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바다·육지로 향하는 희망의 시작점 ‘땅끝’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1)’   
  • 기사등록 2025-03-23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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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남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해 해남 땅끝마을까지 연결된 90개 구간, 1470km의 걷기여행길이다.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잇는 코리아둘레길 남해안 구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7년 노선조사를 시작으로 2018년 노선안 확정, 남파랑길 명칭과 상징물 확정, 2019년 안내체계 정비와 최종 점검을 거쳐 2016년에 개통한 해파랑길에 이어 두 번째로 2020년 10월 31일 ‘남파랑길’을 개통했다. 

 

서해와 남해 경계.

남파랑길은 광역 지방자치단체 3곳과 기초 지방자치단체 23곳에 걸쳐 있어 구간별 특성을 담아 ‘남도문화길’과 ‘남도낭만길’ 등 5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돼 있다. 

 

‘남도문화길’은 장흥에서 강진, 완도, 해남으로 이어진 구간으로 남도 유배문화와 다양한 순례 자원을 체험할 수 있다. ‘남도낭만길’은 여수에서 순천·보성·고흥으로 이어진 길로, 지역의 독특한 생태환경과 다도해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땅끝 앞바다.

우리는 전날 저녁 8시에 서울 서초구청 앞에서 출발 5시간 20여분을 달려 새벽 1시 20분경에 미리 예약한 숙소에 도착해 짧은 숙면을 한 후 조반 직후 데크길을 따라 땅끝탑까지 걸어갔다. 그곳은 서해와 남해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남파랑길의 90코스 구간 끝 지점이며, 서해랑길의 시작 지점이다. 

 

아침 햇살에 윤슬이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남파랑길을 걷는 내내 함께하는 도반(道伴)들의 무사도보를 기원하는 고유제를 지낸다. 

 

땅끝탑 전망대.

고유제를 지내고 부산 오륙도를 향해 땅끝탑에서 첫발을 내디딘다. 땅끝탑은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에 있는 땅의 끝을 상징하는 삼각뿔 형태의 탑이다. 바다를 향해 꿈을 싣고 나아가는 배의 돛을 형상화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서서 절망을 털어내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 

 

땅끝탑.

‘끝이란 시작을 알리는 단순한 신호’라고 했던가. 탑 앞에는 ‘여기는 땅끝 한반도의 시작’이라고 했는데, ‘한반도’라는 용어가 영 거슬린다. ‘한반도’ 대신 ‘대한민국’이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는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반도’라는 용어를 결코 사용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일제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반도(半島) 안으로 구겨 넣으려고 온갖 짓을 자행해 왔다. 

 

땅끝 비문.

1897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천제(天祭)를 올린 환구단(圜丘壇)에 철도호텔(현 조선호텔)을 짓고, 그 북쪽으로 반도호텔(현 롯데호텔)을 지어 두 호텔을 반도·조선호텔로 불렀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시나브로 ‘반도조선’으로 부르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검은 속셈을 헤아리지 못하고 쏠려가는 우리의 현상이 더 암담하다.

 

땅끝전망대.

가파른 데크 계단을 타고 땅끝전망대로 향한다. 땅끝탑과 함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땅끝전망대는 갈두산(156m) 사자봉(獅子峰)에 있다. 해남 갈두산(葛頭山)은 대한민국 육지의 가장 끝으로 땅끝이라고 부른다. 전망대에 오르면 진도에서 완도까지 서남해의 풍경이 펼쳐지며, 맑은 날에는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땅끝마을의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기 좋은 모노레일을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갈두산 정자.

땅끝마을은 전북 진안 마이산에서 남으로 뻗은 호남정맥 마루금이 무등산에 이르러 ‘ㄴ’자형으로 순천의 조계산으로 굽어지는 팔꿈치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영암의 월출산을 지나 해남 두륜산과 달마산의 정기를 듬뿍 안고 갈두산 사자봉에서 바다의 기운과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우리나라 육지의 땅끝기맥이다. 땅끝마을이 관광지로 알려진 것은 지난 1986년이다. 땅끝에서 바라보는 우리 국토와 다도해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높이 10m의 탑을 세우고, 사자봉 정상에 있는 봉화대를 복원하면서 부터다. 

 

시스택 지형인 수직절리.

행정구역으로는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다. 선착장 주변 해변에는 전형적인 해안침식지형인 파식대(波蝕帶)와 시스택이 발달돼 마을 앞바다 기반암은 편마암으로 수직절리가 되어 있다. 

 

땅끝항은 육지로는 더 이상 남으로 갈 수 없어 바다로 나가는 출발점으로 제주도나 다른 여러 섬을 연결하는 중요한 뱃길 통로가 됐다. 그래서 땅끝은 바다나 육지로 새롭게 출발하는 희망의 시작점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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