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에코저널=칸쿤】멕시코 남동부에 위치한 휴양도시 칸쿤(Cancún)은 환경인들에게는 기억되는 세계 도시 중 한 곳이다. 지난 2010년 ‘제16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밴쿠버 공항의 캐나다 국적 항공사 ‘선윙(Sunwing)’ 체크인 데스크.칸쿤 이동은 캐나다 국적 레저 항공사인 ‘선윙(Sunwing)’에 리조트까지 일괄 예약했다. 밴쿠버 공항에서 현지시각 1월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월 27일 오후 7시) 출발해 6시간 정도 이동했다.
한국과 칸쿤의 시차는 14시간이다. 한국이 1월 28일 새벽 2시면 칸쿤은 1월 27일 오후 4시다. 캐나다도 땅이 넓어 도시에 따라 6개의 시간대를 갖고 있다. 밴쿠버의 경우 한국과 시차가 17시간임을 감안하면 칸쿤과 밴쿠버 시차는 3시간으로 계산된다.
밴쿠버에서 칸쿤으로 향하는 선윙 항공사의 여객기 내부.
델타항공 여객기.선윙은 저가 항공사로 이해하면 된다.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향할 때 탑승했던 델타항공 여객기가 2열씩 양쪽 4열인 것에 비하면 조금 큰 규모인 양쪽 각각 3열, 모두 6열로 된 좌석을 갖췄다. 두 비행기 모두 기내 서비스는 기대할 필요가 없는 정도다.
비행기에서 내려 분 로키산맥 설경.
밴쿠버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로키산맥을 지날 때 설경을 감상하다 잠이 들었다. 현지시각 1월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1월 27일 오전 4시)께 칸쿤공항에 도착했다. 칸쿤공항에서 숙소인 그랜드 선셋 프린세스 호텔 앤 리조트(Grand Sunset Princess Hotel and Resort, 이하 ‘그랜드 선셋 프린세스’)까지는 선윙이 마련해 준 버스로 이동했다.
칸쿤 입국 수속을 위해 줄을 선 여행객들.
선윙 항공기 탑승객 대부분은 멕시코인이 아니다. 밴쿠버 공항에서 출발한 만큼 주로 캐나다와 미국, 유럽 국적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칸쿤은 미국인과 캐나다인 관광객에 맞춰 개발되면서 멕시코에서 미국·캐나다 문화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라고 한다. 물론 비행기에는 중국 등 아시아 사람들과 인도 계열, 한국인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신혼여행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그랜드 선셋 프린세스 올 인클루시브 스파 앤 리조트 내부에는 투숙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칸쿤 리조트 대부분은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숙박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쉽게 말하면 크루즈 여행객들에게 제공되는 최상의 서비스와 비슷하다. 예약하면 식사와 술, 공연 등이 모두 포함된다. 리조트에서 별도로 쓸 돈이 있다면 소액의 팁 정도다. 물론 외부에서 렌트카를 빌려 다른 곳을 둘러본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리조트에만 머물겠다면 먹고 마시는데 따로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칸쿤 날씨를 검색해보니 낮 11시 30분 기준, 27.3℃다. 체감기온은 30.8℃로 무더워서 시내를 걸어 다니기 힘들다. 그래서 리조트에서 시원하게 보내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한다.
리조트 도착 직후 체크인을 하는데, 직원이 “저녁 뷔페식사를 하고 방에 들어가겠느냐”고 묻는다.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식사를 포기했었는데, 다행이었다.
리조트가 너무 넓고, 밤이라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직원이 운전하는 카트를 타고 저녁부터 해결했다.
공항에서 함께 버스를 타고 같은 리조트에 묵게 된 캐나다 토론토에서 왔다는 70대 노부부는 남을 배려하는 매너가 보기 좋았다.
영국에서 온 우즈베키스탄 출신 ‘아투로’(좌측).
우리 테이블 옆에서 식사를 하던 아투로(Arturo, 35)가 내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영국 런던에서 왔다는 아르뚜는 마케팅과 AI 관련 일을 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이 고향인 아르뚜는 아내와 딸 셋이 4일 전 칸쿤에 도착한 뒤 렌트카를 빌려 칸쿤 인근 섬까지 다녀왔다고 전했다.
난 칸쿤에서 일주일 일정인데, 아투로는 15일 정도 일정이다. 나보다 먼저 와서 나중에 떠난다.
아투로는 “리조트 내 식당이 많은데, 아내와 딸은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멕시칸 뷔페 식당을 혼자 찾게 됐다”고 말했다.
리조트에서 채워 준 팔찌.
아투로와 헤어진 뒤 현지시간으로 밤 11시 30분께 잠이 오지 않아 혼자 숙소 옆 건물 내 칵테일바를 찾았다. 팔찌를 한 리조트 투숙객들에게는 모든 종류의 칵테일이 무료로 제공된다.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는 젊은 남자 바텐더 두 명이 ‘올라(Hola!, 안녕하세요)’ 스페인어 인사를 건넨다. 난 미리 외워 둔 ‘부에나스 노체스(Buenas noches, 좋은 밤)’로 화답했다. 바텐더들과 번역기와 바디랭귀지를 합한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안주가 따로 필요 없었다.
리조트 바 직원들이 나의 셀카 촬영 제안에 응해 뒤에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내가 시종일관 쾌활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 친구들에게 진심을 담아 ‘그라시아스(Gracias,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일어서는데, 합창으로 ‘데 나다(De nada, 천만에요)’라면서 손을 흔든다.
참 따뜻한 친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