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에코저널=서울】해미읍성의 북쪽 언덕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서산의 개심사로 이동한다.
상왕산개심사 일주문.
개심사를 찾아가는 길은 초원이 넓게 펼쳐지는 서산시 운산면의 목장지대와 잔잔한 물살이 살랑거리는 저수지를 지나는 기분은 낯선 곳으로 나들이 가는 약간의 들뜨는 기분이다. 이곳을 지나면 숲이 우거진 상왕산(象王山, 310m) 깊숙이 잠겨버린다.
개심사 입구.
주차장 밑 개심사 입구 표지석과 함께 서있는 세심동(洗心洞) 표지석은 마음을 닦고, 개심사에 들어서서는 마음을 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 같다.
개심사 범종각.
울창한 숲을 지나 먼저 만나는 연못 가운데로 난 나무다리를 건너 층층계단을 오르면 툭 튀어나온 이마처럼 범종각(梵鐘閣)이 제일 먼저 반긴다.
개심사 안양루.
자연석을 깐 돌계단을 오르면 안양루에 근대의 명필 해강 김규진(海崗 金奎鎭)이 예서체로 담백하게 쓴 ‘象王山開心寺(상왕산개심사)’ 편액이 눈에 들어온다. 안양루(安養樓)는 강당으로 개심사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안양루를 끼고 돌아 오른쪽에 있는 해탈문으로 들어서면 마당에는 오층석탑이 서 있다. 그 뒤로 보물(제143호)로 지정된 대웅보전이다. 개심사는 654년(의자왕 14)에 혜감(慧鑑)에 의해 창건됐다.
개심사 대웅전.
일반적으로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지만 이곳 대웅전은 아미타불과 그 양옆으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함께 모셨다. 1475년(성종 6)에 전소(全燒)된 것을 1484년(성종 15)에 새로 지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보수와 개축해 지금에 이른다.
개심사 심검당.
대웅보전 왼쪽에 있는 심검당(尋劍堂)은 승려들이 생활하며 수행하는 공간으로 ‘참선을 통해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뜻이다.
심검당은 화재로 전소된 사찰을 개심사를 중창할 때 함께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731년(영조 7)에 고쳐 지었고, 1974년에 전면 보수했다. 심검당의 원래 건물은 오른쪽으로 3칸 규모였으나, 왼쪽으로 지붕이 살짝 낮은 ‘ᄀ’자형 건물을 덧붙여서 규모를 늘렸다. 상량문에는 시주자의 이름과 목수 박시동(朴時同)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한다.
개심사 겹벚꽃.
개심사는 다른 곳보다 벚꽃이 좀 늦게 피는데, 4월 중순쯤 와야 독특한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청벚꽃이 피는 곳으로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청벚꽃은 꽃송이도 유난히 커서 탐스럽기 그지없다.
주먹만 한 분홍색 겹벚꽃까지 어우러져 주렁주렁 활짝 피어난 모습을 보면 스스로 마음을 열리게 하는 개심사다운 사찰이다.
◆7곳의 산사 중에서 빠져 있는 ‘속리산 법주사’가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