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동해안 대형산불 진화 기린 ‘도화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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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동해안 대형산불 진화 기린 ‘도화동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서원을 따라(5)  
  • 기사등록 2024-07-28 08: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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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강릉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둠을 가르며 동해안을 따라 남으로 달린다. 차가 멈춘 곳은 우리가 오늘 밤을 지내야 할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이다. 

 

수로부인 헌화공원 입구.

곤한 잠에서 깨어 숙소 인근에서 조반을 한 후 ‘삼국유사’에 나오는 ‘수로부인 헌화공원’을 뒤로 하고 발길을 옮겼다. 경북과 강원도를 가르는 갈령재를 넘으면 울진군이다. 울진에는 관동팔경 중 망양정(望洋亭)과 월송정(越松亭)이 있고, 삼국시대부터 1천년 이상 강원도 땅이었으나, 1963년 행정구역 개편 때 경상북도에 편입됐다. 

 

도화(道花) 표지석.

도화(道花)동산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고포리에 있는 동산이다. 2000년 4월 12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의 동해안 산불이 삼척시에서 울진군으로 번지자, 민·관·군이 합심해 다음날인 4월 13일까지 22시간에 걸쳐 산불을 진화했다. 울진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피해지역인 북면 고포리 갈령재 지역에 도화(道花)인 배롱나무 교목 128본과 관목 4850본을 식재해 ‘도화동산’을 조성했다. 

 

배롱나무꽃.

배롱나무꽃 동산.

 국도 7호선을 타고 내려오다 울진읍에서 서쪽의 봉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영주 부석사로 가기 전에 봉화읍 유곡리 닭실마을로 간다. 

 

안동권씨 집성촌인 닭실마을은 낮은 산들이 금계포란(金鷄抱卵)형으로 포근한 어머니의 품 같다. 이 마을은 충재 권벌(沖齋 權橃, 1478∼1548)이 기묘사화(己卯士禍, 1519) 때 파직으로 물러난 뒤 이곳 내성현(奈城縣) 유곡(酉谷)에 들어와 세거지(世居地)를 형성했던 곳이다. 충재는 학자이자 관료였다. 충절로 이름이 났고, 시호는 충정(忠定)으로 불천위(不遷位)를 받았다. 

 

청암정.

충재의 기상이 서린 청암정(靑巖亭)은 1526년(중종21)에 건립했다. 거북 모양의 너럭바위 위에 세운 평면 ‘T’자형 정자로 주변에 연못을 파서 장대석으로 돌다리를 놓았다. 바위를 자연 모습 그대로 살려 주춧돌과 기둥 길이로 조정해 정자의 지붕을 올려놓았다. 물 위에 거북이가 떠 있고, 그 위에 정자가 놓인 형상이다. 

 

허목의 청암수석.

정자에는 남인(南人)의 영수였던 미수 허목(眉叟 許穆)이 전서체(篆書體)로 쓴 ‘靑巖水石(청암수석)’의 편액(扁額)이 눈길을 끈다. 이 글씨는 허목이 88세 때 쓴 마지막 글씨라고 한다. 

 

청암정 회화나무.영주 사과.일정상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삐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에 있는 부석사로 향한다. 부석사로 가는 길가에는 탐스런 사과들이 물오른 새색시 볼처럼 빨갛게 익어 간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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