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물 재앙없는 무탈 기원 ‘수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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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물 재앙없는 무탈 기원 ‘수신제’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12)  
  • 기사등록 2024-03-23 07: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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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막 피어오른 ‘히말라야시다’ 열매가 열렸던 영덕 강구 숙소에서 오늘의 출발지인 월포해변으로 이동해 해파랑길을 걷기를 다시 시작한다. 

 

‘히말라야시다’ 열매.

월포항구에서 출발하자마자 제방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길이 끊긴다. 


절벽 외줄타기.

아마 오면서 이정표를 못 본 것 같다. 한번 들어왔던 길 뒤돌아설 수도 없어 그냥 나간다. 

 

유격훈련 하듯 밧줄을 잡고 오르내리며 들어선 오솔길 옆 고구마밭에서는 풀을 매던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녀는 “지금까지 농사지으면서 고구마꽃을 처음 본다”며 꽃 세 송이를 자랑삼아 내보이신다.

 

고구마꽃.

춘원 이광수는 고구마꽃을 자신의 회고록에서 “연보라색을 띠고 나팔꽃과 같이 생겼다. 100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귀한 꽃으로, 보는 것은 ‘행운’ ”이라고 말했다. 시골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도 보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자주 꽃이 핀다”고 아주머니가 전한다. 

 

원래 고구마는 아열대성 식물이라 우리나라에서는 꽃을 피기가 어려웠다. 기후변화 영향인지 날이 무더워져 30℃ 이상의 날씨가 계속되고, 가뭄이 길어져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우려해 본다. 꽃말 그대로 ‘행운’이 함께 할 것으로 믿어본다.

 

개복숭아.

한때 울안에 있어서 여름 과일로 귀한 대접을 받았을 복숭아도 지금은 보아주는 이 없어 ‘개복숭아’로 전락해 외롭다. 

 

조사리 간이해수욕장.

콩자갈.

포항시 송라면 방어리 해변을 지나 조사리 간이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해변 바닥은 모래 대신 콩자갈이 바스락거리며 걸음을 더디게 한다.

 

방파제 트릭아트.

조사리 간이해수욕장과 북으로 연결된 방석항 방파제 위에는 “건강한 바다, 건강한 지구(Healthy oceans, Healthy planet)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해요!”라는 슬로건으로 자연풍경을 서정적 느낌으로 표현한 바닥 트릭아트로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자 노력했다. 

 

방파제 옆면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황제펭귄, 붉은바다거북, 북극곰, 명태, 고래상어, 흰돌고래, 흰수염고래 등 해양동물을 담은 벽화는 무분별한 남획과 같은 인간 활동에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자연환경보전 작품이다.

 

잠수복.

잠수부들도 아침 잠수가 끝났는지 무거운 납덩어리가 들어 있는 잠수복을 말리기에 여념 없다. 

 

모터보트 진수.

화진리항 방파제 안에서는 자동차에 달고 온 모터보트를 바다에 진수하기 위에 자동차를 조심스럽게 뒤로 후진시킨다. 


화진해수욕장 개장식.

화진해수욕장은 오늘 아침부터 개장식을 갖고 주민들이 준비한 제물(祭物)로 ‘2017 화진해수욕장 수신제’를 지내고, 지나가는 길손에게 음복하라고 제물을 돌린다. 역시 옛말대로 제사떡은 언제 먹어도 맛이 있다. 

 

화진해수욕장 수신제.

수신제(水神祭)는 물로 인한 재앙에서 보호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다. 음력 정월 보름에 마을사람들이 수신(水神)에게 안녕을 기원하며 지낸다.


화진해수욕장.

오늘의 수신제는 해수욕장을 개장하면서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 같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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