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소중한 에너지원, 원자력발전의 명암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소중한 에너지원, 원자력발전의 명암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4)  
  • 기사등록 2024-02-24 07:38:40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기장군 장안읍 임랑해변 해파랑길. 파도는 여전히 일렁이고, 갈매기도 춤을 추는데 해는 구름에 가린다. 

 

해파랑길 매화.

춘분이 지난 지 닷새가 지났지만 가끔은 동장군이 시샘을 한다. 옛말에 “춘분 추위에 노인들이 동사(凍死)한다”는 말이 있듯이 옷깃을 비집고 들어온 바람 끝은 살을 찌르기도 한다. 그러나 밤새 철∼얼석 거리며 어둠을 삼킨 파도가 살며시 발밑으로 다가와 봄을 실어오고 매화는 우리를 향해 얼굴을 활짝 펴고 웃는다.

 

고리원자력발전소.

기장군 장안읍은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이곳 불광산(659m) 자락에 창건한 ‘장안사(長安寺)’라는 절이 있어서 기장군 장안읍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이곳은 해안에 접해 있으면서도 야산이 많아 농업이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고리원자력발전소(古里原子力發電所)가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월내항.

임랑해변에서 해파랑길 4코스를 시작해 몇 걸음만 옮기면 월내항이 나온다. 월내항의 방파제 입구 등대는 경기장 성화대 같고, 멀리 해변 끝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상징 같은 돔형 건물이 보인다. 전력을 실어 나르는 초고압 철탑들이 하늘에 그물을 쳐놓은 것 같다. 해안 길을 잠시 걷다가 봉태산 산길로 접어든다. 국가보안시설이라 해안 쪽으로는 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전 철탑.

원자력발전소 앞을 지날 때 사진을 찍었더니 멀리서 경비원이 달려오며 촬영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봉태산 자락 너머 원전 주변에는 신고리원전이 들어서는지 주변이 좀 어수선하고,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신고리원전교차로’라는 안내판도 나온다. 

 

배밭.

서생 명품배.

오솔길 옆 한적한 배밭에는 하얀 배꽃을 피우기 위해 봉우리망울마다 봄을 한 아름씩 품고 서생면 명품 배(梨)를 만들고 있다. 

 

한국수력원지력 정문.

고리원자력발전소는 총 4개의 원자로로, 1호기는 1978년 첫 가동하기 시작했다. 2호기는 1983년, 3호기는 1985년, 4호기는 1986년에 가동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은 수입에 의존하던 에너지원(源)의 다원화로 안정된 장기(長期)에너지 확보의 길을 열었고,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연관 산업의 육성을 위한 기술축적과 고급기술인력 양성 등에도 크게 기여했다. 

 

원전 항의 현수막.(2017년 3월 29일 글 작성)

원전주변에는 어민들이 생계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기 위한 현수막도 보인다. 원전은 소중한 에너지원(源)인 전력을 우리에게 제공해 여러 가지 편리함을 주는 대신 발전할 때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뜨거운 냉각수를 바다에 유출해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도 사실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우리에게 큰 이익을 주는 만큼 그것과 비례해 우리도 모르게 큰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4-02-24 07:38:40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