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 비둘기 둥지 모양 ‘비둘기낭’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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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 비둘기 둥지 모양 ‘비둘기낭’ 폭포 한탄강과 임진강(16)
  • 기사등록 2023-11-26 08:44:51
  • 기사수정 2023-11-26 20: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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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어제 좀 많이 걸었는지 밤새 곤한 잠을 자고 나니 몸이 가뿐하다. 조반을 마치자마자 오늘의 출발지인 한탄강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표지석이 있는 비둘기낭폭포캠핑장에 도착해 ‘비둘기낭폭포’로 내려간다. 


비둘기낭폭포.

실은 어제저녁에 들려보았으나, 땅거미가 질 무렵이라 조금 어두웠다. 폭포 아래까지 내려가는 데크계단도 잠겨 있어 아침에 다시 찾았다. 비둘기낭 폭포는 영북면 대회산리에 위치한 현무암 침식 협곡으로 불무산(佛舞山, 663m)에서 발원한 불무천의 말단부에 위치한다. 


비둘기낭 협곡.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비둘기낭’ 폭포라고 부른다. 예전부터 산비둘기가 폭포 주변의 동굴에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비둘기낭이라 불린다고도 한다. 예전 한국전쟁 당시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마을주민 대피시설로, 군인들의 휴양지로도 사용됐다.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움과 비경을 전하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비둘기낭폭포.

하식동굴 중 한탄강에서 제일 큰 비둘기낭폭포는 하천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지는 동굴이다. 절리나 침식에 약한 부분이 깎여 나가면서 만들어지는데, 지금도 침식이 계속 이뤄지면서 동굴이 더 커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질·지형학적으로 하식동굴, 협곡, 두부침식, 폭호 등 하천에 의한 침식 지형을 관찰 할 수 있다. 주상절리,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도 확인할 수 있다. 한탄강에 흐른 용암의 단위를 한눈에 관찰 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천연기념물(제537호, 2012년 9월)로 지정됐다. 


구라이골.

비둘기낭폭포에서 떨어져 고인 물은 소(沼)를 이루다가 한탄강으로 흐른다. 그 물을 따라 한탄강주상절리길 1코스인 ‘구라이길’로 접어든다. 구라이길은 굴과 바위의 합성어로 ‘굴아이’로 변음됐다가 ‘구라이’가 된 것 같다. 일설에는 수풀이 우거지는 여름철에는 협곡이 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한탄강주상절리.

한탄강의 지천에 형성된 소규모 현무암 협곡으로 서로 냉각과정이 다른 3가지의 용암을 잘 관찰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하부와 중부는 주상절리가 잘 발달해 있다. 하부가 중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불규칙하며, 중부는 직경 20~30cm의 주상절리가 규칙적으로 발달했다. 상부의 최상부는 2~3겹의 용암껍질층이 관찰된다. 그 아래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으나, 중부의 주상절리에 비해 직경이 크게 나타난다고 한다. 


한탄강 영로대교.

구라이골을 더듬으며 협곡을 빠져나와 영로대교 아래에서 숨고를 요량으로 잠시 앉아 뒤를 바라보니 어제 힘들게 했던 수리봉이 품에 안아줄 듯 다가온다. 포천시 창수면 운산리와 관인면 중리를 연결하던 옛길은 한탄강에 잠겨 끊어지고 그 위로 영로대교를 건설해 삶과 문화를 연결한다. 영로대교는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에서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을 잇는 일반국도87호선의 교량이다. 

 

이 길은 조선시대 한양과 함경도 방면을 잇는 경흥로(京興路)였다. 이 길이 더 유명해진 것은 조선 태조 이성계는 왕자의 난으로 왕위를 양위하고 고향인 함흥에 머물러 있을 때다. 정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태종 이방원은 부왕을 도성으로 모시고자 사신을 여러 번 보냈는데, 태조는 이를 괘씸하게 여겨 사신들을 죽이거나 가둬버렸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자 이 길은 심부름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 함흥차사(咸興差使) 길이 됐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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