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김시습, 단종 복위 꾀한 ‘매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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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김시습, 단종 복위 꾀한 ‘매월대’ 한탄강과 임진강(4)
  • 기사등록 2023-10-15 08:37:15
  • 기사수정 2023-12-23 08: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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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오전에 퍼 붇던 장맛비는 그치고, 오후에는 내리쬐는 한낮의 무더위를 피할 심산으로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의 흔적이 있는 복계산 매월대폭포를 먼저 둘러본다.


복계산(福桂山, 1057m)은 계유정란(癸酉靖亂)을 일으킨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端宗)의 왕위를 찬탈하자 관직을 버리고 전국을 떠돌아다니던 김시습에 얽힌 얘기가 전해진다. 높이 40여m나 되는 바위를 깎아 세워놓은 것 같은 바위에서 김시습이 아홉 선비들과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꾀했다는 ‘매월대(梅月臺)’ 등 기암과 암릉(巖陵)이 있다.


                                    ▲매월대 폭포.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에 있는 복계산은 민간인으로 오를 수 있는 남한의 최북단에 있는 산이다.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높이 약 30m의 매월대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로 더위를 날려준다. 다른 이름으로 ‘선암폭포’라고도 불리며, 철원 8경의 하나다. 주변에는 TV 드라마 <임꺽정>, <덕이>의 촬영장소로 촬영세트가 보존돼 관광객의 볼거리가 되고 있다. 청석골에서 매월대에 이르는 계곡은 여름철 피서지로도 유명하다.


다시 버스로 직탕폭포 입구인 동송읍 장흥리로 약 28㎞를 이동해 한탄강을 더듬어 본다. 가는 도중에는 차창 밖으로 금학산이 철원평야를 아우른다.


                                          ▲금학산


금학산(金鶴山, 947m)은 산의 형세가 학이 날아와 앉아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궁예가 도읍지를 정할 때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금학산을 진산(鎭山)으로 정하면 300년을 통치한다고 했지만, 궁예가 고남산(古南山, 643m)을 고집해 18년 만에 멸망했다고 전한다.


직탕폭포 입구에서 하류로 조금 내려오면 태봉대교가 기다린다. 태봉대교(泰封大橋)는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와 철원군 갈말읍 상사리 사이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궁예를 상징하는 태봉에서 이름을 따왔다.


태봉대교에는 국내 최초의 상설 다리형 번지점프장(높이 52m)이 설치돼 있어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번지점프 등의 레저를 즐길 수 있다. 겨울철에는 한탄강에서 아이스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철원의 관광명소다. 태봉대교는 폭은 17.8m, 높이는 50m, 길이 240m 규모다.


                                          ▲송대소.


태봉대교에서 약 1㎞ 떨어진 곳에는 송대소가 있다. 송대소(松臺沼)는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호수같이 은은히 흐르는 한탄강과 주변의 풍경이 어우러져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송대소 단애(斷崖)의 주상절리는 지표로 분출된 용암이 식을 때 수축작용에 의해 수직의 돌기둥 모양으로 갈라진 절리(節理)를 말한다. 송대소의 수직절벽은 30m 높이의 위용을 자랑하고, 그 절벽보다 더 깊어 보이는 송대소의 물속은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실제로 한탄강에서 수심이 제일 깊다고 한다.


그 옆의 ‘철원한탄강은하수교’는 한탄강주상절리길 1코스인 동송읍 장흥리와, 2코스인 갈말읍 상사리를 연결하는 연장 180m, 폭3m 높이 50m로 ‘1주탑 비대칭 현수교(懸垂橋)’다.


수십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현무암협곡의 청정 자연생태인 송대소에 위치한 한여울 길을 따라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유역을 탐방할 수 있다. 은하수교는 풍광이 수려한 ‘한탄강’에 ‘철원’의 지명을 추가하고, 별들로 이뤄진 길을 뜻하는 ‘은하수’로 이름 지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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