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부부 금실 상징하는 ‘자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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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부부 금실 상징하는 ‘자귀나무’ 영산강 물길 따라(18)
  • 기사등록 2023-09-03 09:12:38
  • 기사수정 2023-12-23 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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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강변으로 서 있는 미루나무는 어릴 적 추억을 끄집어낸다.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미국 원산이며, 미국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라는 뜻에서 미류(美柳)나무라고도 부른다. 높이는 30m며, 옛날에는 까치가 집을 많이 지었다. 이식이 잘되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다. 한때 목질이 부드러워 나무도시락이나 나무젓가락으로 많이 이용되기도 했다. 미루나무는 양버들의 일종인 이탈리아포플러에 의해 도심에서 밀려났다.


                                        ▲석관정.


미루나무 길을 따라가면 ‘황포돛대와 영산강 절경이 볼만한 석관정’이 영산강 제3경인 ‘석관귀범(石串歸帆)’이다. 석관정(石串亭)은 1530년(중종25) 경 함평이씨 신녕현감 석관(石串)이진충(李盡忠)이 정자를 지어 석관정(石串亭)이라고 했다. 1755년(영조31) 8세손 이시창(李時昌)에 의해 초가(草家) 두어 칸을 세웠다. 1906년과 1937년에 후손들이 협력 중건·중수하고, 1998년 정면 2칸·측면 2칸 석조8작 지붕으로 중건 ‘석관정기(石串亭記)’를 비롯한 기문과 시문을 적은 현판들이 걸려 있다.


석관정 아래에는 황포돛배가 오가던 옛 나루터를 복원한 나무 데크가 마련돼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영산강의 물결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어 관광객과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곳 ‘석관정나루터’는 석관정(石串亭)에서 공산면 신곡리로 건너는 곳이었다.


석관은 ‘돌고지(또는 돌곶)’로, 강 쪽으로 바위가 툭 튀어나온 곳을 의미한다. 강 건너편에는 금강정이 있다. 금강정(錦岡亭)은 광산김씨 문중의 정자로서 규모는 팔작지붕 단층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대청형 구조라고 한다.


나주시 다시면 동당리 석관정에서 차량으로 이동한 사포(沙浦)나루터는 함평군 학교면 곡창리에 있다. 예전에 ‘서호(西湖)’라고 불리던 나루터로, 인근 대곡마을에는 조선시대 전라도 수군 지휘본부가 있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했으나, 1981년 영산강하굿둑이 축조되면서 해수유입이 없어져 메기·붕어·잉어 등 담수어가 크게 늘었다. 1984년 낚시터 겸 휴게소가 건립되고, 1992년 학교면과 나주시 동강면 사이에 동강대교가 완공돼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낚시꾼과 관광객이 늘고 있다.


동강대교 부근에는 함평천이 흐른다. 함평천(咸平川)은 영산강 제1지류로 국가하천과 지방2급 하천으로 나뉘어 있다. 지방2급 하천은 함평군 신광면(新光面)과 대동면(大洞面)의 경계에 있는 대동저수지에서 흐르기 시작해 함평군 대동면에서 대동천과 합류하면서 국가하천으로 바뀌며, 계속 흐르다가 함평군 엄다면(嚴多面)에서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1997년부터는 생태하천 복원 및 테마공원을 조성해 6㎞의 하천 양안둔치 수변광장에서는 해마다 5월 초순에 함평나비대축제가 열린다.


함평천변에 넓게 자리 잡고 있는 함평우시장은 평균 700여 마리가 사고 팔릴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라남도의 소값을 좌우한다고 한다. 주변에 민물고기생태관, 용천사(龍泉寺), 생활유물전시관 등 관광명소가 있고, 함평천과 고막천(古幕川)을 따라 죽암리고분(전남기념물 152), 마산리 고분군(전남기념물 122호), 금산리 방대형고분(전남기념물 151) 등 고분군과 고조선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이 138기 분포돼 있다.


함평군 학교면(鶴橋面)은 동쪽으로 나주시 문평면(文平面)·다시면(多侍面), 서쪽으로 엄다면(嚴多面), 남쪽으로 영산강을 경계로 나주시 동강면(洞江面)·공산면(公山面), 북쪽으로 대동면(大洞面)에 접한다. 동쪽은 고막천(古幕川), 서쪽은 함평천(咸平川), 남쪽은 영산강에 면해 유역에는 넓은 학교평야가 전개된다. 광주∼목포 간, 영광∼나주 간 국도가 동서와 남북 방향으로 지나고, 호남선의 함평역이 있어 광주·목포·함평 방면으로 교통이 편리하다. 학교(鶴橋)는 일명 ‘학다리’로도 부른다.


                                     ▲자귀나무.


영산강을 따라 하천부지에는 지금 꽃이 닭 벼슬 같이 활짝 피는 자귀나무가 눈에 많이 보인다. 콩과식물인 자귀나무는 낯에는 잎이 빗살처럼 떨어져 있지만, 밤이 되면 떨어졌던 잎들이 서로 마주보며 접힌다. 그래서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는 합환수(合歡樹)라고 하여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나무를 부부침실 앞 정원에 많이 심는다고 한다.


나무를 깎고 다듬는 자귀대 손잡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자귀나무’라고 하며, 소가 잘 먹는다고 ‘소쌀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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