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무등산·극락강, 불교 세계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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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무등산·극락강, 불교 세계관 담아 영산강 물길 따라(9)
  • 기사등록 2023-08-05 08:01:06
  • 기사수정 2023-12-23 2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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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우리는 가끔 ‘먹기 위해서 사는지? 살기 위해서 먹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광산구 신창동 흑두부 식당 앞 병마용.


어찌했던 오전 내내 영산강 물길 따라 걸었더니 시장기가 전해와 광산구 신창동에 있는 모 흑두부집으로 이동한다. 주변과 조화를 이룬 한옥은 소나무로 조경을 해 멋을 부렸다. 들어가는 길은 맷돌을 깔아 징검다리처럼 만들어 놓았는데, 중국에서 모조품으로 들여온 병마용이 보초를 선다. 병마용(兵馬俑)은 중국 시안(西安) 진시황 무덤의 도제(陶製) 부장품이다.


병마용 옆에는 붉은 찔레꽃이 유난히 더 붉다. 혹시 장미인가 싶어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1940년대에 민중가요인 ‘찔레꽃’ 가사에 나오는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이 동기가 되어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특별히 종을 개발했다고 전해 준다. 이 꽃을 보기 전에는 만리타향에서 정든 고향을 그리며 핏빛으로 물든 가슴의 멍을 찔레꽃에 덧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었다. 풀피리 불며 어린 찔레 순 꺾어 먹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에.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눈길을 끄는 게 또 있었는데, 뽕잎을 갉아먹는 누에가 보인다. 전문적인 양잠(養蠶)은 아니지만 조그마한 그릇에 뽕잎을 넣고 그 속에서 누에가 자라고 있었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누에고치로 비단을 직조(織造)해 수출했으며, 누에고치에서 나온 번데기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번데기 한 사발 삶아 놓으셨다가 학교에서 오면 조용히 불러 입에 넣어 주시던 울 엄니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틀림없이 찾아오는 ‘졸음’을 뿌리치고 다시 광산구 신촌동 영산강 물길 옆에 선다. 신촌동(新村洞)은 원래 광산군(光山郡) 소내상면에 속한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송정면(松汀面) 신촌리로 됐다가 1988년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촌동이 됐다. 신촌동은 법정동으로 행정동인 신흥동(新興洞) 관할이다. 동 이름은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데서 유래한다. 광주공항과 송정공원 등이 있으며, 송정공원에는 활터인 송무정이 있다.


영산강이 광주광역시 구간으로 들어오면 무등산 용원동 용두골 일대에서 발원해 시의 중심부를 흘러 서구 치평동 일대에서 영산강과 합류하는 광주천(光州川)이 있다. 시가지를 가로질러 서북으로 흐르다 무등산 증심사에서 흘러나오는 증심천을 가슴에 품고, 서쪽으로 영산강과 합류한다.


                           ▲극락(영산)강 습지.


광주천이 영산강과 만나는 지점부터 황룡강을 만나는 지점까지를 극락강(極樂江)으로도 불리고 있으나, 이는 부분 명칭으로 법정 하천명은 아니다. 극락강의 구간길이는 약 7㎞이며, 관련 지명으로는 극락대교와 극락강기차역이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이곳에 ‘칠천(漆川)’이라는 지명이 기재돼 있어 또 다른 부분 명칭이 사용된 것 같다. 광주천의 발원지인 무등산과 극락강은 불교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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