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쌍계사 진감국사 승탑은 으뜸 ‘금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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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쌍계사 진감국사 승탑은 으뜸 ‘금석문’ 섬진강 530리를 걷다(11)
  • 기사등록 2023-06-24 08:15:04
  • 기사수정 2023-12-24 10: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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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풀잎에 맺힌 이슬이 채 구르기 전에 어젯밤 늦게 도착한 구례청소년수련원에서 이른 조반을 하고 국사암(國師庵)으로 가기 위해 나선다.


우리나라에서 벚꽃 길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 난 쌍계사 가는 길이 혹시 길이 막힐까 염려돼 서둘러 가는 길에 ‘전망 좋은 곳’에서 섬진강과 아침 눈인사를 나눈다.


국사암은 쌍계사의 말사로 신라 성덕왕 21년(722년)에 의상(義湘)의 제자인 삼법(三法)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쌍계사 위쪽에 위치한다. 문성왕 2년(840년)에 진감국사(眞鑑國師) 혜소(慧昭)가 화계면에 왔을 때는 폐사로 있었으며, 쌍계사를 세운 혜소가 머물렀다고 해서 ‘국사암’이라 불렸다는 말만 전할 뿐이다.


                                  ▲국사암의 사천왕수.


1983년에 중창해 오늘에 이른다. 암자 문 앞에는 혜소국사 지팡이에서 싹이 나 자랐다는 12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암자의 역사를 말하는 것 같다. 이 나무의 특징은 밑 둥에서 가지가 기둥처럼 네 갈래로 뻗은 일목사주(一木四柱)의 거목형태로 사천왕수(四天王樹)라고도 한다.


국사암에서 쌍계사로 가는 아침 오솔길은 나를 깨우쳐 주는 ‘진리의 길’ 같다. 한참을 나를 생각하며 가다보면 불일폭포로 가는 삼거리 길에서 우측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쌍계사 옆 계곡이 나오온다. 맑고 청아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하얀 꽃송이 3개가 한 묶음 되어 활짝 웃는 삼지닥나무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져 천상의 세계에 온 것처럼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쌍계사 승탑.


쌍계사는 9층 석탑이 대웅전을 호위하고, 마애불과 부도는 아름다운 조각으로 다듬어져 예술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쌍계사(雙磎寺)도 국사암과 비슷한 시기에 삼법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쌍계사 진감국사 승탑비.


지금의 쌍계사를 중창한 진감국사 승탑비는 진성여왕 때 최치원(崔致遠)이 비문을 지었다고 하는데, 비문은 우리나라 4대 금석문(金石文)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측면으로 서 있는 것이 이채롭고, 비신의 손상이 너무 커서 보조 철틀로 겨우 모양이 유지되고 있어 안쓰럽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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