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4·19 도화선 됐던 김주열 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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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4·19 도화선 됐던 김주열 열사 섬진강 530리를 걷다(7)
  • 기사등록 2023-06-10 10:28:11
  • 기사수정 2023-12-24 10: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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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완연한 봄인데도 아침저녁으로 꽃샘추위가 제법 쌀쌀하다.


섬진강 걷기의 오늘 출발지인 남원대강면으로 이동하던 중 큰길 옆에 있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열사(金朱烈 烈士, 1944. 10∼1960. 3)의 묘가 있는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에 잠깐 들러 56년 전의 그때를 회상하며 머리를 숙인다.


                               ▲열사 김주열의 묘.


고교 1학년이던 김주열 열사는 당시 대통령 이승만 정권이 자행한 소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다가 행방불명됐다. 27일째인 1960년 4월 11일 경남 마산항 중앙부두 인근에서 최루탄이 두 눈에 박힌 채 떠오른 주검을 어부가 발견한 것이 계기가 돼 자유당정권의 독재와 만행이 타도됐고, 마침내 4·19혁명으로 마무리됐다.


남원시 대강면의 섬진강은 땅속의 봄기운을 일궈내듯 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수줍게 핀 꽃송이도 안개에 세수하면서 봉오리를 활짝 피고, 강 건너 곡성의 진산(鎭山)인 동악산(動樂山, 735m)이 안개에 싸여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동악산은 곡성 고을 사람 중 과거 시험에 급제하는 인물이 나올 때마다 “산이 흔들리며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기우제를 남자들 대신 여자들이 지내면서 “술에 취해 흥겹게 가무를 해야 하는”데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간이 지나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면 위에 가득했던 물안개는 차츰 자취를 감춘다. 흐르는 물살 위로 햇빛도 물비늘(윤슬)을 만들어 반짝이는데,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봄의 소리로 변주된다.


안개에 감춰졌던 동악산 모습도 환하게 드리운다. 양지바른 곳의 진달래도 방긋하고, 섬진강에서는 꽃 대접을 제대로 못 받는 개나리도 무리를 지어 봄 길을 환하게 밝힌다.


                              ▲자갈로 만든 대문기둥.



넓은 들을 가진 남원시 금지면 어느 주택은 주먹만 한 자갈로 정성껏 기둥을 쌓아 대문을 만든 강변 집은 아름다운데, 가까운 낮은 언덕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공동묘지는 포화상태로 비만 조금 내려도 무너질 것 같다.


                            ▲섬진강 기차마을 이야기.


전라선 철교 위로 기차는 간간이 기적을 울리며 달리고, 고수부지(高水敷地)에 만든 야구장을 바라보며, 금곡교를 남으로 건너오니 전남 곡성군 곡성읍으로 섬진강 기차마을이 기다린다.


섬진강 기차마을은 옛 곡성역을 활용한 체험마을로 칙칙폭폭 기적소리 들려오는 향수를 불러오는 테마마을로 만들었다고 한다. 익산에서 여수를 연결하던 전라선 구 철길에 1960년대까지 운행했던 증기기관차를 옛날 모습 그대로 투입해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섬진강변을 운행하고 있다. 침곡역부터 가정역까지 레일바이크도 즐길 수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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