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성산군 이식의 유업 깃든 ‘곡강정’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성산군 이식의 유업 깃든 ‘곡강정’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38)
  • 기사등록 2023-01-22 07:48:24
  • 기사수정 2023-12-24 08:27:40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밀양아리랑이 굽이쳐 흐르는 밀양(密陽)은 경상남도 낙동강 동쪽 내륙에 자리 잡은 오랜 도시로서 지세로 보아 동북쪽에 심산준령이 위치해 있고 서남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미리미동국(彌離彌凍國)이며, 밀양의 옛 이름은 ‘미리벌’이다. 낙동강 본·지류의 유역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한 밀양에는 일찍부터 하천과 구릉지대를 따라 군데군데 취락집단이 형성돼 있다가 읍락국가(邑落國家)로 진화했다.


구름 낀 하늘 사이로 햇살이 삐져나오는 밀양시 초동면(初同面)의 낙동강은 환하게 밝은 표정으로 다가온다. 가을걷이가 끝난 하안평야(河岸平野)에도 다음 농사를 기다리며 말끔하게 정리돼 있다.


                                ▲곡강정 표지석.


늦가을 물들어 있는 초동천을 건너 도착한 곳은 밀양시 초동면 검암리에 있는 곡강정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곡강정(曲江亭)’ 표지석을 볼 때에는 혹시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 712∼770)의 시(時) ‘곡강(曲江)’과 관련이 있나 싶었는데 아닌 것 같다. 두보는 ‘사람의 심리를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시’를 많이 썼다.


                                   ▲곡강정.


곡강정(曲江亭)은 중종반정(中宗反正)때 정국공신(靖國功臣)인 성산군 이식(星山君 李軾)의 유업이 깃든 정자다. 이식은 무과에 급제해 만도첨사 등을 역임했다. 반정이후 권신(權臣)들이 중종의 비(妃) 신씨(愼氏)를 폐출하자 정쟁(政爭)을 피해 사패지(賜牌地)인 이곳으로 내려와 주변의 절경과 풍치를 벗 삼으며 삶을 누렸다. 이식의 아들 이덕창(李德昌)이 선고(先考)의 뜻을 기리고자 1545년에 정자를 창건해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의 곡수(曲水)와 주변의 풍광을 음미하는 심경을 담았다.


                             ▲곡강정 앞 팽나무.


곡강정 앞의 천 삼백리길 낙동강 물은 호수 같다. 흐린 날씨지만 하늘이 비쳐지는 것은 명경지수(明鏡止水)로다. 누기(漏氣) 있는 땅과 마른 땅의 경계에 주로 사는 팽나무는 벌거벗은 나목(裸木)으로 덩실 춤을 추며 강물을 굽어본다. 곡강정에서 숨을 돌리고 나오면 밀양시 하남읍이다. 1973년 7월 1일 읍으로 승격된 하남읍은 북서부에 덕대산(德大山)과 종남산(終南山) 등이 줄기를 뻗고 있다. 동쪽에 밀양강(密陽江)이 흐르고, 남쪽에 낙동강이 동류해 하남평야를 형성한다.


하남읍은 경지가 광대해 쌀·보리 등 주곡 외에도 감자·양배추·무·미나리 등의 채소류와 딸기·배·사과·복숭아 등의 과일이 많이 생산된다. 단감 집산지로 ‘한국단감연구소’가 있다. 떫은맛이 있는 단감은 당도가 높아 맛이 탁월하다. 영양가 또한 비타민A. C와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과일계의 종합영양제라고 한다. 25번 국도가 읍의 중앙부를 통과해 수산대교를 건너 창원시 의창구와 연결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3-01-22 07:48:24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