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낙동강 나루 중의 나루였던 ‘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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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낙동강 나루 중의 나루였던 ‘본포’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37)
  • 기사등록 2023-01-21 07:41:56
  • 기사수정 2023-12-24 08: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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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낙동강이 흐르는 대구부터 창녕까지의 지역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왜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망우당 곽재우장군의 유적이 많은 곳이다.


송진나루에서 하류로 조금만 내려오면 ‘곽재우 유허비’가 있는 망우동산이다. 도천면 우강리에 있는 이 동산에는 곽재우장군이 홍의장군(紅衣將軍)으로 불리면서 세운 전공(戰功)을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해 1789년(정조13) 유림들의 뜻을 모아 유허비(遺墟碑)를 세웠고 망우정(忘憂亭)이란 사당(?)건물이 낙동강을 굽어본다.


길을 잃어버리거나 끊기면 되돌아와서 다시 나가고, 여의치 못하면 유격훈련을 하듯 새로운 길을 뚫고 나간다. 삥 돌아가게 만든 길을 직선으로 바로 가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질타를 받아온 4대강사업이 한 가지 고마운 것은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아 강 따라 걸으면서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 따라 형성된 갯벌을 볼 때마다 자연의 순리를 생각하게 한다.


창녕군 도천면에서 길곡면으로 들어서면 낙동강 현장수질대응 센터가 나오고 바로 이어 창녕·함안보가 나온다. 현장수질대응 센터는 환경부가 4대강 유역·지방환경청을 통해 수질의 변화와 상태를 측정해 현장에서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4대강 정비사업으로 보(洑)가 있는 곳이나 중요한 지점에 현장대응하기 위해 설치했다.


창녕·함안보(昌寧·咸安洑)는 함안군 칠북면 봉촌리와 창녕군 길곡면 증산리에 걸쳐 낙동강에 조성된 보로 4대강사업 일환으로 옛 함안보의 자리에 2012년 6월 30일에 건립됐다. 이 보의 구조는 144m의 가동보와 405.3m의 고정보로 이뤄져 있으며, 총길이는 549.3m이다. 이 보에는 1250㎾의 소수력발전기 4기가 건립돼 총 5천㎾ 규모의 발전이 가능하다. 2018년 10월부터 보의 수문을 열어 수질개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옛날에는 창녕·함안보가 있던 자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1960년대까지 있었던 멸포나루터였다. 멸포(蔑浦)는 함안군 칠북면 봉촌리 외봉촌에 있는 지금의 밀포(密浦)로 보인다. 바닷물의 조수가 처음에는 창녕군 부곡면 임해진(臨海津)까지 영향력을 미쳤으나, 이후 임해진으로부터 상류 서북쪽 3㎞ 떨어진 지점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밀포’라고 했다고 한다. 1970년대 이후 도로가 발달해 거의 이용되지 않았고, 관개 사업 등으로 지형이 많이 변형돼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창녕·함안보에서 하류로 약5㎞쯤 내려오면 79호국도와 1022호지방도가 갈라지는 부곡면 청암리의 임해진(臨海津) 삼거리다. 옛날에는 여기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다.


                                        ▲소우정.


이 삼거리에는 문이 굳게 닫힌 소우정이란 정자가 있다. 소우정(消憂亭)은 벽진이씨(碧珍李氏) 이도일(李道一, 1581∼1667)의 유적이다. 이도일은 1597년 정유재란과 1636년 병자호란이 발발하자 의병으로 참여해 김상헌(金尙憲) 등의 천거로 칠원현감(漆原縣監)에 제수됐으나 사양하고, 만년에 이 정자를 지어 소요자적(逍遙自適) 했다고 한다.


                              ▲낙동강(부곡)의 하중도.


오후에는 비비산자락을 지나 부곡면 학포리 들녘이 펼쳐진다. 부곡면(釜谷面)은 78℃의 온천이 1973년 1월에 발굴돼 휴양지로 급부상한 지역이다. 한때 부곡온천에 다녀온 것이 자랑으로 여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호황기를 지나 사양기로 접어든 곳이다. 창녕군의 동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남부는 낙동강 평야지대, 서북부는 산악지대다. 부곡면 학포리에 접한 낙동강에는 길이 약 2㎞, 최대 폭 약 0.25㎞의 하중도(河中島)가 형성돼 있다. 하중도는 강물에 떠내려온 모래 등이 퇴적된 섬이다.


                                       ▲본포교.


옛날 낙동강의 ‘나루 중의 나루’였던 본포(本浦) 나루에는 육중한 본포대교가 놓여 있고, 푸른 강물 은빛 모래는 4대강사업으로 산 그림자만 품는다. 본포교를 지나 학포리 끝 지점에 있는 청도천(淸道川)의 반학교를 건너면 밀양시 초동면 대곡리다. 청도천은 밀양시 청도면 두곡리 호암산에서 발원해 창녕군 부곡면 학포리에서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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