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우포늪천연보호구역은 ‘생태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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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우포늪천연보호구역은 ‘생태계 보고’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33)
  • 기사등록 2023-01-07 08:54:52
  • 기사수정 2023-12-24 0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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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우포늪으로 이동한다. 우포늪천연보호구역은 낙동강의 배후습지다. 4개의 늪(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자연내륙습지다. 한반도지형의 탄생 시기를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포늪은 화왕산(757.7m) 북쪽에서 발원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오는 토평천이 가로지른다. 우기나 홍수 때에 충분한 수분을 토양 속에 저장했다가 건기 때 주변에 물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 늪으로 각종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다.


                               ▲우포늪 제방(대대제).


우포늪에는 가시연꽃, 노랑어리연꽃, 마름 등의 수생식물을 비롯해 약 500여종의 관속식물, 400여종의 식물성플랑크톤, 20여종의 포유류, 180여종의 조류, 20여종의 양서류와 파충류, 30여종의 어류와 800여종의 곤충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4계절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먹이 때문에 많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우포늪은 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로, 생태계보전지역 중 생태계특별보호구역(1997년 7월)으로 지정됐다. 국제적으로도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지정(1998년 3월)됐고,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1999년 8월)됐다. 습지의 중요성으로 인해 천연보호구역으로도 지정(천연기념물 제524호, 2011년 1월)됐다.


우포늪이 국내·외적인 습지보호지역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질곡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때인 1930∼1940년대에는 홍수방지와 농경지를 확보해 쌀을 수탈하기 위해 대대제방을 쌓았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는 개발을 목적으로 매립공사가 진행되다가 비용과 기술력 부족으로 중단됐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목포늪 주변에 생활쓰레기매립장이 만들어지다가 중단됐다고 한다.


                                      ▲우포늪 전경.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옛말이 있듯이 내친 김에 합천군 덕곡면 밤마리[율지리(栗旨里)] 오광대발상지(五廣大發祥地)로 향한다. 밤마리는 무심사 아래로 낙동강을 건너가는 율지교를 지나면 바로다. 오광대는 경남에 전승되는 가면극을 통칭하는 용어로 그 발상지가 바로 이곳 밤마리(栗旨里)이며, 이곳에서 경남의 신반·의령·진주·산청·창원·통영·고성·진동·김해 등 가락지역과 부산지역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경남지역의 가면극을 오광대라 하며, 부산지역에서 전승되는 가면극은 야류(野遊)라고 한다.


오광대놀이는 다섯 광대의 연희라는 의미에서 다섯 과장으로 구성됐기에 오광대라고 칭한다는 견해가 있다. 오광대에 등장하는 광대들이 다섯 명 이상이지만, 주요 등장인물인 핵심 양반이나 신장(장군), 문둥이, 노름꾼이 다섯 명인 까닭에 ‘오광대 연희’라고 한다. 가산 오광대와 마산 오광대는 일곱 마당이지만, 나머지 오광대는 다섯 마당으로 구성됐다. 오행사상에 근거한 오방개념이 반영된 의미도 있다. 오방은 동서남북의 네 방위에 중앙을 가리키는데, 이 세상 전부를 의미한다.


혹시 ‘밤마리오광대문화체험관’에서 공연이라도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문만 굳게 닫혀있다.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그냥 돌아서려니까 몹시 아쉽다. 이렇게 유적지 답사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창녕군 이방면 장촌리 낙동강변으로 이동해 본격 도보에 오른다.

                          ▲방치된 대형 모래채취선.


마을입구 농로(農路)에는 4대강사업 때나 사용했을 것 같은 대형 모래채취선이 어울리지 않게 버려져 있다. 고가의 중장비가 일회용 장비였나? 고령군 강변에 버려진 크레인과 함께 뒤처리가 깨끗하지 못한 우리들의 치부를 보이는 것 같다.


마을을 지나 강둑으로 올라서자 합천·창녕보가 가깝게 다가온다. 이 보는 길이는 328m(가동보 138m, 고정보 190m)이며, 가동보는 승강식 수문과 회전식수문으로 구성돼 수문의 곡선라인을 통해 부드러운 경관 디자인을 구현했다. 하천의 바닥과 표면에 있는 물을 각각 흘려보내는 것 모두 가능하다. 보조 수문의 조작을 통해 미세한 수위 조절까지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이곳의 녹조농도가 역대 최고치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다.


합천·창녕보 조형탑과 전망대를 지나 강둑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산이 가로막는다. 아까 보를 지나치면서 화살표를 본 것 같은데 그냥 지나친 것 같다. 성묫길이 어슴푸레 나있기는 하나 풀과 나무가 우거져 쉬운 길이 아니다.


정상을 넘어 아래로 내려오는데, 아니나 다를까 동행하는 도반 한 분이 말벌에 쏘인다. 응급조치 후 적포교가 보이는 현창마을에서 빨리 마감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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