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여헌 장현광 배향하는 ‘동락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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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여헌 장현광 배향하는 ‘동락서원’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24)
  • 기사등록 2022-12-04 09:47:12
  • 기사수정 2023-12-24 08: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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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이른 조반을 마치고, 구미시의 1공단과 2·3·4공단을 연결하는 구미대교 밑 낙동강 동안(東岸)에 있는 동락서원으로 이동한다.


동락서원이 있는 구미시 임수동(臨水洞)은 조선 후기 인동군 읍내면(仁同郡 邑內面)에 속했으나, 1914년 일제강점기 때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칠곡군 인동면 소속으로 됐다가 1978년 구미읍이 시로 승격될 때 편입돼 지금에 이른다.


                                    ▲동락서원.


동락서원(東洛書院)은 조선 중기의 학자 여헌 장현광(旅軒 張顯光 1554∼1637)을 배향하는 서원이다. 장현광이 제자를 가르치기 위해 1610년에 세운 부지암정사(不知巖精舍) 자리에 1655년(효종 6) 부지암서원으로 창건됐다가 1676년(숙종 2) ‘동락(東洛)’이라는 이름을 사액 받아 동락서원이 됐다.


                            ▲위패를 모신 경덕묘.


‘동락’이란 ‘동국(東國)의 이락(伊洛)’이라는 뜻이며,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다가 1932년 사당을 복설했고, 1971년 건물 6동을 복원했다. 낙동강이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세워져 있다. 정면 3칸·측면 1칸 규모의 팔작지붕 문루(門樓)인 준도문(遵道門)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1호로 지정된 강당 건물인 중정당(中正堂)을 비롯해 사당인 경덕묘(景德廟), 동·서재인 근집재(槿執齋)와 윤회재(允懷齋), 신도비각 등이 있다. 향사일은 2월과 8월의 중정일이다. 강당건물 기와에는 와송(瓦松)이 자라고, 서원 앞에는 수령 400여년이 되는 은행나무가 보호수로 서있다.


                            ▲동락서원 입구 준도문.


여헌 장현광(旅軒 張顯光)은 1602년(선조 35) 공조좌랑으로 부임해 정부의 주역(周易) 교정사업에 참여하고 이듬해 잠깐 의성현령으로 부임한 것 외에는 모두 사양하며, 관직에 나가지 않고 오직 학문과 제자 양성에만 몰두한 인물이다. 1636년 병자호란 때는 의병을 일으키고, 군량미를 모아 전장에서 보냈다. 그러나 삼전도(三田渡) 굴욕 소식을 듣고 분개해 동해안 입암산(立碞山)으로 은거하다 반년 만에 별세했다. 관향(貫鄕)은 인동(仁同)이다.


동락서원을 나와 낙동강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지나 동락공원(東洛公園)으로 들어선다. 1998년 7월에 개원한 동락공원은 구미대교 아래 임수동에서 낙동강을 따라 칠곡군 석적읍 중리까지 약3㎞, 338.201㎡(102,305평) 면적의 수변형 도시공원이다. 세계 최초의 전자장치로 타종(打鐘)이 되는 전자신종(電子新鐘)이 설치돼 있다. 9345m의 산책로와 4만9213평의 잔디밭, 민속정원과 국궁장, 롤러스케이트장, 야구장, 축구장, 농구장, 어린이 놀이시설, 배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등 각종체육시설 및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낙동강 따라 구미시에 접어들면서부터 남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금오산은 강을 따라 걷는 나그네의 길잡이가 됐다. 금오산(金烏山, 977m)이라는 명칭은 이곳을 지나던 아도(阿道)가 저녁놀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금오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낙동강 따라 남으로 내려오면서 다가오는 금오산은 가슴에 손을 얹고 누워 있는 큰사람 모양이나 정수리에 꽂혀 있는 철탑이 흠이다. 이 산의 영향인지 산자락인 구미시 상모동에는 고 박정희(朴正熙, 1917∼1979)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남구미대교 부근에 조성된 작은 연못에는 연밥이 익어 가는데 철 늦은 하얀 연꽃이 활짝 핀다. 연꽃이 핀다는 것은 불교에서는 어느 경지의 완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보통 불상이나 승탑(僧塔)의 좌대는 연꽃 모양의 연화대(蓮花臺)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짐작을 해본다. 그리고 진흙 속에 살면서도 진흙에 물들지 않는 고고함이 아름답고, 물속에 자라면서도 물에 젖지 않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남구미대교를 지나면서부터 칠곡군 석적읍으로 들어선다. 경부고속도로 왜관낙동교 아래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동락공원의 끝자락에 있는 파크골프장을 지난다. 1984년 일본 홋가이도에서 시작된 파크골프는 나무로 된 채를 이용해 역시 나무로 만든 공을 쳐 잔디 위 홀에 넣는 골프놀이다. 장비나 시간에 크게 구애 받지 않으며, 세게 휘둘러도 멀리 안 나가는 까닭에 ‘장타’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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