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국립서울현충원 지세는 ‘공작장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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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국립서울현충원 지세는 ‘공작장비형’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69)
  • 기사등록 2022-08-06 08:31:49
  • 기사수정 2023-12-23 2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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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강북으로 한남동을 지나면 바로 보광동이다. 보광동(普光洞)은 진흥왕 때 보광국사(普光國師)가 세운 절 이름을 인용했다. 이 절은 조선 후기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봄·가을에 국운을 비는 제사를 지낸 곳이다.


보광동에는 ‘웃당’과 ‘아랫당’이라는 당집이 있는데, 웃당은 신라 김유신장군에게 매년 정월 초하루에 종친회에서 제사를 지내고, 아랫당에서는 중국 제갈량(諸葛亮)에게 음력 3월과 10월 초하루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보광동을 지나면 동빙고동과 서빙고동이 연이어 있고, 잠수교와 함께 2층으로 된 반포대교가 나온다. 반포대교 북단이 지금의 서빙고동이다. 동빙고(東氷庫)는 1396년(태조5년) 지금의 옥수동에 처음 설치됐고, 1504년(연산군10년) 서빙고 남쪽으로 이전하였다가 1898년에 폐지됐다. 서빙고(西氷庫)도 동빙고와 함께 지금의 서빙고동파출소 부근에 설치됐다가 1896년에 폐지됐다. 저장된 얼음은 궁중 내의 각 전(殿)과 관아에 공급하고, 관리들에게는 벼슬에 따라 차이를 두고 배급했다고 한다.


반포대교 남단에는 서초구 반포동(盤浦洞)이다. 이곳은 비가 오면 상습홍수피해 지역이라서 ‘반포’라고 했다는 설과, 옛날에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흘렀다고 해서 한자로 ‘반포(蟠浦)’라고 쓰다가 반포(盤浦)로 변형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모래땅에 땅콩 농사를 짓던 넓은 밭이었는데, 서울 동대문 옆에 있던 고속버스터미널이 이곳으로 이전했고, 고급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또 다른 서울의 관문이 됐다.


                                   ▲세빛 둥둥섬.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는 서울시에서 2006년 9월에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추진한 세 개의 떠 있는 섬(Floating Island) ‘세빛둥둥섬’이 있다. 한글 명칭의 ‘세빛’은 서로 그 빛을 겹칠 때 가장 많은 색깔을 만들어내는 빛의 삼원색 빨강·파랑·초록처럼 3개의 섬이 조화를 이뤄 한강과 서울을 빛내라는 바람을 담고 있고, ‘둥둥’은 수상에 띄워진 문화공간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3개의 섬은 제1섬(비스타), 제2섬(비바), 제3섬(테라)으로 구분하고, 서로 도교(渡橋)로 연결했다.


둥둥섬 옆에는 인공으로 만든 서래섬이 있다. 이 섬은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올림픽대로 건설 및 한강 종합개발 시 조성한 인공섬으로서 3개의 다리가 연결돼 있다. 물길을 따라 수양버들이 잘 드리워져 있고 봄이면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만발하는 시민휴식공간으로 화훼단지, 수상스키장 등이 조성돼 있으며, 겨울 진객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서래섬을 나와 반포천과 합류하는 지점 위로 지하철 4호선 동작역과 동작대교가 놓여 있다. 1984년 11월에 개통된 동작대교(銅雀大橋)는 용산구 이촌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연결하는 한강 11번째 대교며, 도로교와 지하철4호선 전철교의 복합교량이다.


조선시대 한양을 오가는 ‘동작나루’가 있어서 교량 이름을 동작대교라고 했다. 동작대교의 특이한 점은 남단이나 북단이 직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기존의 도로에 곡선으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남단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막혀 있고, 북단은 미군기지에 막혀 있었다.


                                   ▲현충문 후면.


동작동 국립현충원은 관악산 맥(脈)이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 서달산에서 뭉친 정기(精氣)가 한강을 향해 치맛자락으로 포근하게 감싸 안은 듯한 지형으로 국가와 민족을 향해 헌신한 영령(英靈)들이 잠든 곳이다. 지세형국은 공작새가 아름다운 날개를 펴고 있는 공작장비형(孔雀張飛形)다. 장군이 군사를 거느리고 있는 듯한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이라고도 하다. 규모는 143만㎡의 면적에 4분의 대통령과 17만2000여 영령들이 안장됐다고는 하나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들이 묻혀 있기도 하다.


                               ▲현충원 국립묘지.


해방 후 서울의 장충단공원 내의 장충사 등 여러 곳에 분산해 모시던 것을, 1955년 7월 15일 국군묘지로 창설돼 전사 또는 순직군인과 군무원 및 종군자의 영현을 안장했으나, 10년 후인 1965년 3월 30일 국립묘지로 승격돼 국가원수, 애국지사, 순국선열을 비롯해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됐다.


1996년 6월 1일 국립묘지관리소라는 관리기관 명칭이 ‘국립현충원’으로, 2006년에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변경됐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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