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한강 사수 전략적 요충지 ‘파사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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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한강 사수 전략적 요충지 ‘파사산성’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52)
  • 기사등록 2022-06-05 06:54:29
  • 기사수정 2023-12-23 21: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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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이포보를 건너면 산성이 있는 파사산(230.4m)을 만난다. 파사산은 한강의 수상교통과 중부 내륙의 육상교통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포대교를 중심으로 한강의 상류와 하류의 넓은 유역이 한눈에 내려 보인다.


파사산성(婆娑山城)은 이 산의 꼭대기에 돌로 쌓은 성이다. 거의 일직선으로 약 20여 분 동안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다. 성의 둘레는 1800m이고, 최대높이는 약 6.5m(낮은 곳은 1.4m)로 규모가 큰 편이다. 성벽은 비교적 잘 남아 있고 일부 구간은 최근에 복원했다.


                                    ▲파사산성.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에 있는 파사산성(婆娑山城)은 신라의 파사왕(婆娑王, 80~112) 때에 축성해 파사성(婆娑城)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고, 산 이름도 파사산이라 불리게 됐다는 전설이 있다. 파사산성에 관한 문헌적인 기록은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1595년(선조 28)에 처음 보이며,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파사성으로 기록돼 있다.


성문 입구로 들어서 성벽 위로 올라서면 이포대교와 이포보가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양평의 용문산(龍門山, 1157m)이 병풍처럼 둘러쳐진다.


파사산성 정상에 서면 동북쪽으로는 투구를 엎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주읍산이 보인다. 양평군 개군면에 있는 주읍산(主邑山, 해발 583m)의 원래 이름은 추읍산이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을 따라 ‘추읍리’가 ‘주읍리’로 변경되면서 산 이름도 주읍산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 산에 오르면 주변 일곱 개의 읍이 내려 보인다고 해서 ‘칠읍산’이라고도 불렀다.


유적으로는 천서리를 면한 곳에 동문지(東門址)가 있고, 양평군 개군면 상자포리를 면한 곳에 남문지(南門址)가 남아 있다. 동문지에는 옹성문지(甕城門址)가 있고, 남문지에는 문루(門樓)를 세웠던 고주형초석(高柱形礎石) 2개와 평주초석(平柱礎石) 등이 남아 있다. 성벽을 살펴보면 초창기의 성벽과 그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수리한 때의 성벽을 구별할 수 있다.


                       ▲파사산성에서 본 이포대교.


임진왜란 중에는 파사산성 수축에 대한 논의가 많이 진행됐고, 왜적을 방어하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조정에서도 경기도의 좌·우·중(左右中) 삼로(三路)에 있는 산성을 수축하고 경영해서 한양 방어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급무(急務)라고 판단했다. 선조도 왜적을 방어하는 여러 방도를 전교하면서 “한강(漢江)을 사수(死守)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강을 지키지 않았다가 적이 성 아래까지 이르러, 적에게 포위당한 뒤에야 도성을 지키려고 한다면 그 계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파사산성벽.


유성룡은 “경기지역의 수로군(水路軍)을 모두 주사(舟師)에 소속시켜 농한기(農閑期)에 수전(水戰)을 연습시켰다가 유사시에는 그들을 거느리고 책응(策應)하게 하며, 여주(驪州)·지평(砥平) 등 먼 고을의 수군(水軍)은 제번(除番)시켜 파사성(婆娑城)에 소속되게 하여 상류(上流) 쪽을 방비하게 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라고 했다. 비변사에서도 “파사산성(婆娑山城)은 상류의 요충지로 용진(龍津)과 더불어 서로 의지가 될 만합니다”라면서 파사산성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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