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배꽃이 예뻐’ 붙여진 여주 이포(梨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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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배꽃이 예뻐’ 붙여진 여주 이포(梨浦)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51)
  • 기사등록 2022-06-04 06:20:53
  • 기사수정 2023-12-23 21: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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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조반을 마치고 오늘 걷기 출발점인 여주보로 이동해 능서면을 지나 양화천을 건넜다.


안개로 시야가 가려 분간하기 좀 어렵지만, 여주시 양화천은 금방 눈에 들어온다. 양화천을 건너면 여주시 흥천면이다.


흥천면(興川面)은 본래 긴 내(복하천)가 흐르고 있어 길천면(吉川面)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흥곡면(興谷面)과 길천면이 통합돼 흥천면이라 됐다. 흥천면은 법정리 14개, 행정리 25개, 자연마을 50개로 구성됐다. 복하천은 흥천면 중앙부를, 양화천은 동쪽 면계를 북동류해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양화천과 복하천 사이의 마을이 흥천면 상백리다. 이곳에서는 우리 고유명절인 단오축제가 열린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 축제로 진행한다.


복하천(福河川)을 건너면 계신리(桂信里)다. 지방도로 333호를 따라가다 좌측으로 들어가 도로 밑으로 하여 계신리마을회관을 지나 복하천이 남한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에 이른다. 이곳에는 강원도에서 한강으로 내려오는 뗏목꾼들이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이곳에 들려 기도를 했다는 ‘계신리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곳이다. 경기도 유형문화재(제98호)로 지정된 이 석불은 계신리 동쪽 400m 거리의 남한강변의 남향한 자연암벽에 조각돼 있는 마애여래입상이다.


                                    ▲마애여래입상.


이 마애여래입상(磨崖如來立像)은 계산리 부처울마을 한강변 암벽에 전체적으로 얇게 돋을새김을 했다. 민머리 위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큼직한 육계가 솟아 있으며, 얼굴과 이마에는 백호가 있고 양 귀는 원만하게 드리워져 있다. 눈, 귀, 코, 입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목에는 삼도(三道)가 둘러 있다. 머리 전체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3중 원형의 두광이 구비됐는데, 외곽에는 화염문이 조각돼 있다. 어깨로부터 흐르는 가사 자락은 양팔을 거쳐 발목까지 이어졌다.


오른손은 어깨높이로 들어 올리고, 왼손은 옆으로 벌리면서 자연스럽게 내렸다. 법의는 두 어깨를 가린 통견으로 불신 전면에 완만한 U자형의 옷주름이 조각됐고, 가슴에는 내의의 매듭이 표현됐다. 양쪽 발은 벗은 채 노출돼 있고 그 아래에는 연꽃무늬의 좌대가 마련돼 있다. 이 불상은 원만한 상호, 유려한 의문, 당당한 어깨, 연화문 등에서 신라 시대의 양식을 엿볼 수도 있으나, 부분적인 수법으로 보아 이 불상의 조성 시기는 고려 초기로 보인다. 마애석불 보호를 위해 보호각을 설치했다.


가을이 익어가는 계신리를 지나면 금사면 이포리다. 여주시 서북부에 위치한 금사면(金沙面)은 예로부터 하천에서 금(金)이 많이 채취돼 금사면이라고 했다. 금사면은 여주시의 북단에 위치해 옛날부터 남한강 뱃길의 관문 역할을 담당해온 이포나루가 있는 곳이다. 조선 초기 문장가 최숙정(崔淑精)을 비롯해 명현석학들이 말해주듯 자연의 절경을 이룬 곳이다. 주록리(走鹿里)에는 한국 천도교 2세 교조 최시형(崔時亨)의 묘가 있다. 특히 금싸라기 참외가 많이 나고, 남한강 변의 모래땅에서는 땅콩이 재배된다.


이포리(梨浦里)는 조선 시대에 세곡과 물화를 싣고 풀던 큰 나루터로, 금사면 이포리와 대신면 천서리를 연결하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나루터였다. 조선시대 서울의 마포나루와 광나루, 여주의 조포나루와 함께 4대 나루터였던 곳이다. 가장 최근까지 존재했던 나루였으나, 1991년 천서리로 건너가는 이포대교가 건설되면서 나루의 기능이 소멸했다. 이곳에는 배꽃이 예뻐 ‘이포’라고 부르게 됐다. 이포에는 3년에 한 번씩 지내는 삼신당 당굿 역사가 600년이 넘게 이어져 오는 삼신당(三神堂)이 있다.


                               ▲이포대교와 파사산.


이포대교(梨浦大橋)는 길이 796m, 너비 12m, 높이는 9m이고 경간은 16개다. 주변 남한강 변은 경치가 아름답고 수심이 얕으며, 자갈밭이 많아 오토캠핑장으로도 유명해 여름철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이 많이 몰린다. 이포나루는 이포대교가 생긴 뒤 나루터의 기능을 잃고 뱃사공도 사라졌다. 대교 건너 대신면 천서리는 막국수로 유명하다. 인근에 경기문화재자료(제75호)인 기천서원지(沂川書院址)와 모현사(慕賢祠)등이 있다.


                                        ▲이포보.


이포대교 바로 아래쪽에는 이포보가 있다. 이포보도 강천보와 여주보와 똑같은 용도와 목적으로 같은 시기에 금사면 외평리와 대신면 천서리를 연결하는 남한강에 설치된 보(洑)다.


이포보 길이는 총 591m. 이중 가동보가 295m, 고정보가 296m다. 교각 상부에는 공도교(公道橋)가 설치돼 있다. 이포보는 백로(白鷺)의 날개 위에 알이 올려져 있는 형상으로 디자인되어 건설됐으며, 이포보 우안(右岸)에는 물고기가 다닐 수 있는 자연형 어도(魚道)와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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