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벼농사 발원지 언급된 ‘흔암리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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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벼농사 발원지 언급된 ‘흔암리유적지’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45)
  • 기사등록 2022-05-14 04:47:22
  • 기사수정 2023-12-23 21: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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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숨 가쁘게 아홉사리고개를 넘으면 흔암리다. 흔암리(欣巖里) 나루터는 강 건너 강천면 굴암리를 오가던 뱃길이었는데, 1972년 대홍수 때 물에 다 떠내려갔다. 나루터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됐는데, 지금은 별장주택들이 터를 잡아가면서 여강길은 중간에 끊긴다. 나루터는 전부 밭으로 변했고, 나루터는 깃털처럼 바람에 날아갔다.


마을 강변 쪽 잔디가 넓은 어느 회사 연수원(휴양소)에는 지금까지 보아온 것 중 가장 높은 솟대가 하늘을 찌른다. 솟대는 원래 삼한(三韓)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蘇塗)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 하늘에 전달하려는 뜻 같다.


소도로 세우는 입목(立木)과 그 위에 오리 모양의 새를 얹혀 놓은 것이 바로 솟대다. 새를 하늘과 인간의 의사소통을 매개하는 심부름꾼으로 생각한 것 같다. 소도라는 발음 자체도 솟대의 음이 변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솟대.


다시 마을 뒷산으로 올라가면 ‘흔암리유적지’라는 표시와 함께 접근금지 표시가 나온다. 흔암리 유적은 경기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조선 시대인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곳 가운데 하나이나, 지금도 발굴 작업 중으로 접근이 안 된다. 유적은 흔암리 마을의 구릉 지대에 분포하며 여강에 인접해 있다. 12호 집터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 및 석기와 함께 탄화된 벼, 보리, 조, 수수 등의 곡물이 발굴됐다. 흔암리 유적의 연대는 서기 전 7세기 전후로 이야기되고 있으나 그보다 시기가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크며, 벼농사의 발원지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흔암리 선사유적발굴지.


몇 번인가 길이 끊겨 헤매다가 여주시 우만동에 들어서니 숲 사이로 어른거리던 영동고속도로 남한강교가 다가온다. 영동고속도로는 1971년 12월 신갈에서 원주까지 2차선으로 개통됐다가 새말∼강릉 간 97㎞ 구간은 1975년 10월에 준공됐다. 기존 왕복 2차선에서 왕복 4차선으로의 확장 공사는 신갈∼원주 구간의 경우 1994년 12월에 완공됐고, 원주∼새말 구간은 1997년에 완공됐다. 신갈∼강릉 간 확장 공사 중 마지막 구간인 횡계∼강릉 간 21.9㎞ 구간이 2001년 11월 개통됐다.


남한강교 밑으로 빠지면 가슴높이 나무 둘레 6.5m, 높이 18m의 수령 300년 된 느티나무가 우만리 나루터를 지키고, 아래에는 여강의 자연을 화폭에 담는 화가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우만리나루는 우만동과 강천면 가야리를 연결했던 나루다. 이 나루는 땔감을 구하러 강천으로 가는 사람과 원주의 주민들이 여주장과 장호원장을 이용했다고 한다. 1972년 홍수로 나루는 사라지고 느티나무만 남았다.


                          ▲우만리나루터 느티나무.


우만리나루를 지나면 단현동(丹峴洞)이다. 단현동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여주군 근동면의 단강리와 오현리를 합해 단현리가 됐다. 단현리라는 이름은 마을 근처 강변의 바위들이 붉은 색을 띄고 있어 ‘붉은 바위’, ‘붉바위’, ‘부라우’라 부르던 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이후 여주군 여주읍에 속했다가 2013년 9월 여주군이 시(市)로 승격하면서 여주읍에 속했던 단현리는 여흥동 관할의 단현동으로 개편됐다. 강변에 있었던 부라우나루터는 1975년에 패쇄됐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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