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생활수준의 향상과 다양한 신제품의 출시 등으로 자동차·전자제품의 소비량과 폐기물 발생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선 이로 인한 환경 및 인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폐차 및 폐전자제품에는 납, 수은,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을 비롯해 환경오염 유발물질을 포함한 폐차잔재물(ASR), 오존층파괴와 지구온난화 원인인 냉매물질과 각종 유류 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적정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TV 등 전자제품의 폐기물 발생량이 지난 '96년 405만대에서 '05년에는 680만대로 68% 증가했다. 또 오는 '10년에는 약 1,000만대로 1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자동차 발생량은 지난 '96년 48만9천대에서 '05년에는 54만1천대로 약 11%가 증가했으며 '10년 발생량은 '05년보다 37% 가량 증가한 74만대로 예상된다.
폐차 파쇄 후 발생하는 잔재물(ASR Automobile Shredder Residue)에는 수은, 납, 카드뮴, 크롬, 비소 등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 특히, 납의 경우 국내 토양오염기준의 최대 70배, 6가크롬의 경우 최대 193배나 함유하지만 대부분 매립돼 토양이나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폐냉매가스는 오존층파괴와 지구 온난화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물질로 연간 약 350톤이 그대로 대기중으로 방출되고 있다. CO2 로 환산하면 118만톤에 이르는 양으로 자동차 10만대가 연간 운행하면서 배출하는 양과 같은 수준이다.
폐전자제품과 폐차 부품 등에도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과 브롬계 난연제를 사용함에 따라 적절한 처리 없이 환경에 노출될 경우에는 신장 기능장애, 성장지연,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동차·전자제품 폐기물 발생량 증가와 부적정한 처리로 인한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 또한 적지 않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에 함유되는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인한 피해비용, 폐차 냉매물질의 미처리로 인한 경제적 손실, 재활용가능한 물질의 폐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을 추정할 경우 연간 약 3,760억원에 이른다.
향후 수입개방 확대로 저가의 수입제품이 국내시장에 급격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환경적으로 유해한 제품을 사전에 규제하거나 체계적으로 관리할 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유럽연합과 일본에서는 이미 자동차와 전기·전자제품에 대한 환경기준과 재활용제도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재활용정책을 도입했거나 도입중이다.
한편, 환경부는 '07년 7월 시행 계획으로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률은 EU 등 선진국의 규제와 동일한 수준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저가 수입품으로 인한 국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