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노신사, 서울시 명예시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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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은 6일 3대에 걸쳐 서울사랑을 실천해온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씨(87세)에게 서울특별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한다.




◀양화진의 할아버지 아버지 참배 외국인 묘소에서


이번에 서울시 명예시민이된 브루스 테일러씨(87)는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1919년 2월 28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서울에서 보내고 영국, 미국을 오가며 생활했다. 가족들은 한국을 떠나기를 거부한 대가로 6개월의 수용생활 끝에 1942년 5월에 일본경찰에 의해 추방되기 전까지 지금의 종로구 행촌동 1-88, 89번지에서 살았다.


이러한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브루스 테일러씨 가족 일행은 KBS 1TV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나라'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 위해 66년만에 지난달 31일,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고향 서울에 왔다.


이번 3.1절 특집 다큐멘터리는 독립운동에 관여하면서 브루스 테일러씨 가족이 겪었던 사연을 중심으로 제작돼 오는 3월1일 10시 30분에 KBS 1TV를 통해 3.1절 특집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멘도시노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또한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브루스 테일러씨의 딸 제니퍼 테일러씨도(Jennifer Taylor, 영화제작자) 헐리우드에서 테일러씨 일가의 서울생활을 기록한 할머니(Mary Taylor, 브루스 테일러씨의 어머니)의 자서전 'Chain of Amber'를 영화로 제작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계천 복원등 서울시 발전 놀라워


브루스 테일러씨 가족일행은 유년시절 가족들과 단란했던 서울에서의 기억을 더듬으며 과거 가족들이 살았던 종로구 행촌동의 보금자리 'Dilkusha'(힌두어로 행복한 마음, 기쁨, 이상향을 나타냄)를 찾았다.


또한, 할아버지 George Alexander Taylor(금광기사로 한국정착, 1908년 사망)와 당시 UPI 통신 특파원으로 한국의 3. 1 독립운동을 세계에 알린 아버지 Albert Taylor씨(1948년 미국에서 사망, 유언에 따라 마포 양화진 외국인 묘지 안장)가 묻힌 양화진의 외국인묘지도 방문했다.


이밖에 제암리 3.1운동 순국 기념관, 주인공이 태어나고 독립선언서 일부를 침대 밑에 숨겼다가 일본경찰의 수색을 피해 한국의 독립운동을 미국 언론에 보도하게 된 역사의 현장 등을 찾았다.


이들은 유년시절의 서울의 모습에 감회에 젖기도 하고, 현대의 서울의 모습 특히 청계천복원 등 친환경적 인간 중심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서울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1920년대 서울·고종황제 장례식 등 희귀사진 17점 서울시에 기증




브루스 테일러씨는 명예시민증 수여 행사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소장하고 있던 1920년대 서울시청과 원구단, 동대문과 시민들, 고종황제 장례식(사진) 행렬, 조문사절, 운집인파 등의 國葬모습 서울시전경 파노라마 사진 등 17점을 서울시에 기증한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기증되는 사진중 특히 고종황제의 장례식 장면은 기존사진 자료와 달리 장례식 장면을 가장 근접 촬영한 사진으로 용머리 장식의 상여, 상여꾼들의 복장, 인력거를 타고 가는 상주, 관료들의 복장, 외교사절 조문행렬 등 國葬의 규모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라고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외에도 서울시청과 원구단의 옛 모습, 동대문 옹성, 탑골공원 및 옛 시청앞 광장과 덕수궁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많이 포함돼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역사박물관 전시 등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 Dilkusha와 서울 외국인 묘지 문화재 등록 추진


서울시에서는 브루스 테일러씨 일가의 당시 거주지였던 Dilkusha와 서울 외국인 묘지를 문화재로 등록 추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20년대 서울 모습(인왕산 방향)


브루스 테일러씨가 살던 Dilkusha는 1923년 건축된 서양인 근대 주택의 건축양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건물이다. 특히 3개의 박공면(pediment)을 건물 앞면에 배치하는 등의 인상적인 건축양식과 독특한 벽돌쌓기 방법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문 사례로 조사돼 올해 3월중 등록(문화재청)할 예정이며 향후 관련기관과 협의해 보존 및 활용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브루스 테일러씨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안장된 서울 외국인묘지도 고종황제가 하사한 땅에 시의(侍醫)였던 헤론(1890년 7월)을 시작으로 외교고문으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밀사로 활동한 호머 헐버트, 연희전문학교를 설립한 언더우드 일가를 비롯해 결핵협회의 창시자였던 셔우드 홀 박사, 언론인으로 항일투쟁에 앞장섰던 베델 선생 등 한국 근대사에 커다한 족적을 남긴 소중한 분들(555분)이 잠들어 있는 근대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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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2-05 18: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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