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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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율 회장(사)환경실천연합회



2월 2일은 습지의 날이다. 아마 환경기념일 가운데 습지의 날을 기억하는 사회인은 드물 것이다.


지난해 환경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08년 세계 람사총회의 개최를 경상남도 개최가 확정돼 유치행정당국과 관련민간단체에서는 행사를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우리나라 습지지정 현황을 둘러보면 환경부가 지정한 내륙습지는 10개 지역이며, 해양수산부에서 지정한 해안습지는 5개 지역으로 15개 지정지역의 총 면적은 186,589㎢다. '08년 람사 총회 개최를 앞둔 우리는 우포늪 등 경상남도 관할 습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살펴보고 개선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세계 그 어느 지역의 람사 총회보다 경상남도에서 잘 준비된 여건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를 환경인으로서 기원하며 행사준비에 앞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습지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습지에 대한 관심은 습지관련 전문단체에서 습지보호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해 왔을 뿐이며 사실상 일반시민단체에서는 습지생태계에 대한 소중함과 중요한 자연환경 자산임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습지에 대한 보존가치가 높아지자 '99년 습지보전법과 연안관리법이 동시에 제정돼 습지보호 구역으로 지정되고 지정된 습지보호구역에 대해 유지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인 자연 대재앙으로 불리우는 카트리나와 리타는 우리 지구촌 인류의 기억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단순히 알고 있는 습지는 단순한 생태자연학습장이 아니다.


습지의 역할을 살펴보면 내륙습지는 희귀식물 존재와 동물들의 샘터로서 자연생태계의 근원이고, 해안습지는 해일, 지진발생시 자연적인 대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역할과 하천정화기능에도 월등 한 것으로 과학계에서 입증하고 있다. 근래 들어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의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에서 인공습지를 시설해 하천정화기능, 어류서식지 보호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고 그 성과도 높은 편이다.


이처럼 습지가 우리인류에게 주는 역할은 다양함에 우리는 습지의 날을 맞아 습지의 자연적인역할과 기능을 다시 한 번 재인식하고 습지의 소중함을 깨달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대하여 훼손과 오염의 소지가 없도록 확고부동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국책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개발이전에 방법개선을 해야 한다. 정부의 국책 사업속에 많은 논란이 됐던 새만금 조성사업은 해안갯벌을 정부가 훼손한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을 하는 측면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책사업 현장 중 어느 한곳이라도 환경영향평가에서 개발 사업이 불가하다는 평가를 내린 곳은 없었다. 이는 환경영향평가가 아니고 난개발을 위한 개발영향평가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이미 공사를 진행해 훼손한 상태에서 개발에 대한 반대를 해본들 2차 환경영향평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과연 새만금의 갯벌이 새만금사업으로 조성된 택지이상의 국가적 가치가 있었다면 개발을 했겠는가 하는 것이다.


자연은 현시대에서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자연이 지닌 힘과 그 자산의 가치는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달을 것이다. 요즘 각종개발 사업에는 친환경이란 용어가 약방에 감초처럼 들어간다. 자연환경을 개발하고 훼손하면서 친환경적으로 개발한다는 취지다. 환경인으로서 듣기에는 마치 어린아이 엉덩이에 주사하면서 달래는 소리처럼 들린다.


진정 정부가 친환경적인 국토개발을 원한다면 개발대상지역을 민간단체와 공유해 처음부터 공동으로 환경영향평가에 참가해 개발의 여부를 검증해 착수했다면 국책사업이 중단돼 막대한 예산을 소비하거나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덜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습지의 날 행사치중보다는 습지보전을 위한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 환실련에서는 매년 국정감사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안이 있다. 바로 환경부에서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습지관리가 엉망이라는 내용이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보호구역 지정습지에 건설폐기물과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습지의 심각한 훼손광경을 사진으로 증빙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사실상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지만, 관리상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습지의 날을 맞아 환경부와 관련환경단체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정 습지의 중요성을 알고 습지의 보전을 위한다면 매년 환경기념일 행사 때만 부각시키기 보다는 습지의 훼손이나 외부로부터 오염된 곳을 찾아 직접 몸소 습지를 체험하며 습지의 보호를 위해 실천하는 환경인이야말로 습지를 논할 자격이 있을 것이다.


2008년 세계람사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유치기관에서는 많은 예산을 책정해 행사 진행을 기획하고 있다. 개최국으로서 습지의 날을 맞아 습지관련 일부 계층에서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범국민적으로 습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다가오는 람사총회 유치는 전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국제적인 행사가 될 때 환경사랑을 위한 국민적 가치는 더 높아 질 것이다. 특히 습지의 보존가치와 보존에 대한 인식이 정착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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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2-01 1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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