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지구상에 현존하는 새(조류) 가운데 비행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물인 '콘돌'(Andean Condor, Vultur gryphus 사진)'.
서울대공원은 '2월의 자랑스런 동물'로 자연부화와 함께 길들이기가 성공한 '콘돌'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콘돌에 대한 길들이기 성공 사례가 없어 의미가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6월 21일 태어난 콘돌은 지금까지 5개월여 동안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성장했는데 콘돌의 특성상 5개월이 지난 이후부터는 부모의 강한 양육방식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고 개체 스스로가 독립 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때 부모와의 다툼이 발생하자 담당 사육사들은 새끼 개체의 보호와 관람객에게 좀더 친숙한 관람환경을 위해 지난해 12월 20일경 콘돌에게 '돌'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후 부모에게서 분리해 길들이기에 들어갔다.
사육사와의 사랑만들기 성공-콘돌 비행모습 등 활약상 기대
분리된 '돌'은 벌써 어미와 비슷한 체격으로 성장한 상태였다. 그러나 워낙에 사나운 성격을 지니고 있어 길들이기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콘돌이었지만 아직은 털색깔 등을 고려해 볼때 맹금으로서의 기질은 가지지 못한 듯 했다.
이에 오수철 사육사는 단순한 먹이만 주는 사육이 아니라 다른 맹금류와는 달리 직접 손으로 먹이를 먹여 주는 등 조심스런 접근을 시도했다. 그 결과, 오수철 사육사가 먹이를 줄 때면 친숙하게 받아먹고 그에 대한 기쁨을 사육사에게 표하는 등 서로의 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후배사육사 송종훈에게 인계하면서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시작된다.
송종훈 사육사는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통한 순치가 끝나면 공원을 찾는 어린이와 관람객들이 콘돌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내 최초로 관람객과 콘돌이 함께 하는 콘돌공연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그 활약상에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콘돌은 아직 다른 사육사를 비롯한 외부인들에겐 약간의 경계심을 나타내지만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송종훈 사육사가 접근해 먹이를 주며 사랑의 표시로 머리를 쓰다듬으면 '돌'은 양쪽 날개를 퍼덕이며 화답하는 등 친근감의 표시를 나타내며 좋아해 이들의 애정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콘돌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2월의 자랑스런 동물'로 선정된 콘돌은 신대륙의 하늘을 나는 새 가운데 가장 크고 웅장하며 날개를 펼치면 3m에 이르는 거대하고 무서운 맹금류다. 시력과 나는 힘이 강하며 동물시체를 60km나 떨어진 곳에 15분 이내에 찾아내는 시각과 후각이 발달된 세계적인 멸종위기동물(CITES Ⅰ)로서 '죽은 이의 영혼을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전설을 가진 남미를 상징하는 새'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잉카인들 사이에서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새다.
하늘의 환경 파수꾼
커다란 체격으로 인해 직접 먹이를 사냥하지는 못하지만 뛰어난 응집력으로 다른 동물이 잡아 놓은 먹이를 뺏어 먹는다. 이들 대부분은 머리에 털이 없다. 죽은 사체의 뼈속까지 머리를 집어넣어서 뼈부위에 붙어 있는 작은 살점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깨끗이 먹어 치운다. 이러한 습성 때문에 '환경파수꾼'이라 불린다.
이처럼 콘돌은 먹이를 찾아내서 동물의 몸을 거머쥐고 찢는데 편리하도록 적응돼 있다. 날카로운 시각, 강력한 다리, 예리하며 구부러진 갈고리 발톱이 달린 발을 비롯해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러진 부리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맹금류는 죽은 동물을 가끔 먹지만 콘돌의 경우는 그것이 주식이다.
콘돌은 어떻게 생겼을까?
콘돌의 머리와 목부분에는 깃털이 없고 맨살이며 일반적으로 화려한 색깔을 띠고 있다. 또한 목의 밑부분이 폭신폭신한 주름진 모양의 털이나 창날 모양의 깃털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목도리처럼 보인다. 암수가 색깔은 거의 비슷하며 수컷은 머리에는 혹이 나있고, 목에는 육수낭이 달려 있다. 몸길이는 60∼120cm, 몸무게는 9∼15kg이며, 털빛은 갈색이 도는 검은색이다.
콘돌은 어떻게 번식할까?
콘돌의 번식률은 매우 낮아서 많아야 2년에 1마리의 새끼가 부화될 뿐이다. 겨울부터 봄에 대개 1∼2개의 알을 낳아 58∼64일 만에 암수가 교대로 포란해 부화하며, 새끼는 어미가 토해 내는 먹이를 먹고 자란다.
새끼가 번식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2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며 어느 종이나 수명이 길다. 둥지는 해협의 주변이나 낭떠러지 절벽의 구멍 또는 나무 동굴에 만들며 알은 장경 약 16㎝, 단경 12cm정도로 알 껍질이 매우 단단하다.
콘돌은 무엇을 먹을까?
육식성으로 주로 육식성 동물의 사체나 초원의 가축, 설치류를 먹는다. 대부분의 종은 시체는 물론 알, 과실, 다른 식물도 먹으며 쓰레기장이나 도살장에 모여드는 종도 있다.
콘돌에도 종류가 있다?
아메리카대륙 특산종으로 5속 7종이 알려져 있다. 머리의 피부가 드러나 있으며 종류에 따라 붉은색·검정색·오렌지색·파란색 등 다양하다. 그 가운데 콘돌(Vulture gryphus)은 맹금류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 1.3m 이상, 몸무게 10kg에 이른다.
머리는 분홍빛이고, 수컷은 머리와 턱에 살 조각이 달려 있다. 목에는 흰색 솜털이 나 있으며 깃털은 검정색 또는 검은빛이 도는 갈색이고 날개의 일부가 흰색이다. 안데스산맥의 바위산에 살며 둥지는 바위 절벽에 틀고 흰 알을 2개 낳아 암수 함께 55∼60일 동안 품는다. 먹이는 주로 죽은 동물의 고기를 먹거나 병든 양을 습격하여 잡아먹는다. 캘리포니아콘돌(Gymnogyps californianus)은 북아메리카에 널리 분포했으나 차츰 줄어들어 서부 산악지대의 보호구역에서 약 40마리가 살아 있는 국제보호조다. 주로 중남아메리카에 분포한다.
멸종위기 콘돌
콘돌과 같이 거대한 새는 사냥꾼에게 있어서 매혹적인 표적이 될 뿐만 아니라 시체를 먹기 때문에 독이 들어있는 먹이로 간단히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정한 지역에서 땅 다람쥐나 쟈칼을 죽이기 위해 독이 든 먹이를 뿌리는 작전이 널리 실시됐는데, 이 역시 많은 콘돌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보인다.
▼송종훈 사육사로부터 먹이를 얻어먹고 있는 콘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