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임업인 초청 오찬에서 "마을의 숲과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며 "함께 사는 촌락 공동체 같은 것을 새로운 형태로 복원시키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해외에 다니면서 부러운 것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숲이었다"며 "우리도 조림에 성공한 나라지만 도시마을도 가꾸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숲·임산물 전시관을 관람하던 도중 왕호두를 깨물어보고 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로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복원시켜서 아이들한테 물려주는 것이 제일 좋겠다"며 "대통령을 마치고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나라에 가도 부럽지 않은 촌락, 마을을 자랑할 수 있는 전체적으로 숲을 자랑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며 참석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 요약
여러분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마음을 표하고 싶어 이렇게 모셨습니다. 멀리 내다보고 도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멀리 볼수록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엉뚱하게 되는 수도 있고, 그 긴 시간을 기다리면서 뭘 가꾼다는 것이 보통 인내심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인데, 나무를 가꾸시는 분들은 멀리 내다보고 일을 하시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 아주 신기하고 존경스러워서 그냥 보기만 해도 머리가 숙여집니다. 특히, 나무는 자체가 가치가 높은 것이어서 가치 높은 것을 가꾸시는 분들이 가치 있는 분들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존경심을 갖고 싶습니다.
처음 취임하고 몇 달되지 않아 KBS스페셜 프로그램에서 백두대간이 훼손된 사진을 보여줬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산림청이 이미 백두대간법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대단히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해외에 많이 다녔습니다. 여러 부러운 점이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 중 제일 부러운 것이 숲이었습니다. 한국도 전 사방으로 시작해서 임업이 돼가고 있지만, 성공한 나라라고는 하는데, 시가지를 다니면서 보면, 멀리서 보면 비슷한데 시가지, 도시 마을에서 보면 가본 외국나라 숲이 훨씬 풍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우리도 조림에 성공한 나라지만 도시 마을도 가꾸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조그만 손녀가 둘이 있는데,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개인적 차원에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세대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다시 복원시켜서 아이들한테 물려주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면 저도 그런 일을 대통령 마치고 하고 싶습니다.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을 하겠다고 하니까 좀 부끄럽습니다. 여러분들이 그게 쉬운 일인 줄 아냐 하실 것 같기도 하지만, 어려운 일이라도 꼭 하고 싶다. 연구를 하고 해서 사는 마을의 숲과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함께 사는 촌락 공동체 같은 것을 새로운 형태로 복원시키고, 자연 속에서 순박한 정서를 가지면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 가도 부럽지 않은 촌락, 마을 자랑할 수 있는, 전체적으로 숲을 자랑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