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농산물 美시장 개척 물꼬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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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농산물 美시장 개척 물꼬 텄다 국산 파프리카 수입 허용…6년 노력 결실
  • 기사등록 2006-01-11 00:34:22
  • 기사수정 2023-11-18 00: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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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파프리카의 미국 수출길이 열렸다. 美농 무부는 그동안 수입 금지된 한국산 파프리카의 미국 수입을 허용하는 규정안을 지난해 12월 29일자 연방관보에 게재했다.


지난 '99년 4월 우리 정부가 한국산 파프리카의 수입을 미국에 요청한 이후 거의 6년 만에 얻어낸 성과다. 오랜 기간의 자료 검토와 수차에 걸친 양국간 협의, 그리고 미국 농무부의 위험성 평가 검토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파프리카의 미국 수입허용 과정은 멀고도 험난했다. 미국은 인력이 부족해 수입허용 검토가 늦어진다는 설명이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행정 절차상의 지연도 많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는 행정절차를 완료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12월에는 거의 며칠 간격으로 조기 완료를 촉구했다. 그것도 모자라 미국 정부의 한국 담당자를 비공식적으로 만나 "천명이 넘는 한국 농민이 홍콩에서 WTO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 농업으로 살기가 어려워 자살까지 하는 것이 한국 농업의 현실"이라며 우리 농업의 특수성과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또, "미국은 우리에게 자국산 농산물을 수입하라고 압력만 넣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미국도 한국이 요청하는 농산물을 수입하는 성의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설득 노력이 결실을 맺어 드디어 12월 29일자 연방관보에 한국산 파프리카의 미국 수입 요건을 게재하기로 했다는 한국 담당관의 전화가 왔다. 사실상 금년부터 파프리카의 미국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 미국 수입허용이 가지는 의미와 효과

이번 미국의 한국산 파프리카 수입 허용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 농산물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본격적인 고급농산물을 수출하는 사례가 된다.


파프리카는 우리 농민이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고 부가가치 수출 상품으로 품질과 소비자선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 일본의 파프리카 시장의 70%를 한국산이 점유하고 있는 정도다.


한국산 파프리카의 '04년 수출량은 1만7000톤, 금액으로는 4,900만 달러에 이르며 채소류 전체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일본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수입도 점차 까다로워져 시장 다변화가 절실히 필요했다.


파프리카의 미국 수입 허용과 안정적인 소비기반 구축은 세계 시장에 대한 우리 농산물 수출 가능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WTO와 DDA 협상, 쌀 값 하락 등으로 시름에 처해있는 우리 농업 부문에 고급 농산물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심어 줄 것이다.


◆미국의 파프리카 시장

파프리카는 신선 농산물로 미국에서는 벨 페퍼(Bell pepper) 또는 피멘토스(Pimentos)라고도 하며 녹색, 붉은색, 노랑색 등 여러 형태가 있다. 파프리카는 육질이 부드럽고 독특한 모양과 색채를 가지고 있으며 칼슘, 염분, 비타민 C 등 풍부한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볶음 요리나 샐러드 등 각종 요리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파프리카는 거의 미국 전역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主재배지역은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다. 미국 전체의 파프리카 재배 면적은 '04년 기준으로 약 2만3100 ha, 생산량은 84만150톤, 생산액은 5억7600만 달러 수준이다.


파프리카는 수출입도 많다. 미국의 파프리카 수출량은 '04년 기준으로 9만4152톤이며 금액으로는 1억2600만 달러에 이르고 대부분 캐나다로 수출된다. 미국의 파프리카 수입량은 '04년 기준으로 약 8만2,000톤이며 금액으로는 약 2억 달러에 이른다. 주요 수입국은 캐나다·네덜란드·멕시코·이스라엘 등이다.


◆대미 농산물 시장 개척상황

우리 농산물이 최근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03년에는 단감 수입이 허용됐으며 '04년에는 호박, 수박, 오이 등 박과류와 포도의 미국 시장이 개척됐다. 그 결과 2005년에는 경북 영천과 경기 화성 지역의 포도가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돼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에 한국산 파프리카에 대한 미국 수입이 허용됨으로써 우리 농민의 숙원 사항이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다.


대미 농산물 교역에 있어서 지금까지는 개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국 농산물의 수입을 가능하면 막는데 치중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 농산물 수출에도 역점을 둔 결과 우리 농산물의 미국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00년의 1억4600만 달러에 불과한 수출액이 '04년에는 2억8500만 달러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10월까지 2억1,900만 달러의 실적을 나타냈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 시장인 미국에 대한 우리 농산물의 본격적인 수출을 계기로 전 세계를 향해 한국 농산물을 수출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대륙에 불어오는 한류 열기와 우리 식품에 대한 미국인의 소비 증가 추세를 우리 농산물과 식품의 수출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제 '수입개방은 위기'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하여 개방화 흐름을 '우리 농산물과 식품을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하는 기회'로 바꾸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글/김재수 주미 대사관 농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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