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그동안 출입조차 어려워 주한 구체적인 조사가 답보상태였던 미군기지내 문화재조사가 첫발을 내딛었다.
한·미 양측은 올해 7월7일 체결한 '주한미군기지내 문화재 보호 합의서'의 후속조치로 지난 9월20일부터 열흘간 포항소재 캠프 '무적'과 용산 미군기지에 대한 문화재 시범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주한미군기지내 문화재의 보호와 관리를 위한 '문화재 보호절차서'를 마련하고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2개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시범조사를 실시한 것.
이번 시범조사는 향후 '문화재 보호절차서' 체결을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포항소재 캠프 '무적'과 용산 미군기지의 조사지역 지표상의 유적분포 여부 및 근대건축물 등 구조물 조사로 진행됐다. 해당기지내 근대건축물, 유물산포지 등 유적 분포여부 확인을 위한 문헌 및 현장조사가 병행됐다.
이번 시범조사 결과, 캠프 '무적'에서는 삼국시대 고분군(세계리 고분군, 수혈식석곽묘 15∼20기), 통일신라시대 인화문토기산포지 및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토기산포지 및 조선∼근대에 조성된 분묘가 다수 확인됐다.
용산기지에 대한 매장문화재분야 조사에서는 대부분 경사면을 절토·성토해 대지를 마련한 후 건물을 건립하거나, 도로를 개설해 지형이 상당히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연지형이 남아있는 곳에서 소량의 고려∼조선시대 기와편과 토기 및 자기편 등 7개소의 유물산포지가 확인됐다.
용산기지 건축분야 조사에서는 현존하는 근대건물 대부분은 일본군이 용산 지역에 주둔했던 1920∼30년대 건설된 것으로 외관의 원형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했으며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집합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군측이 지난 '02년 자체적으로 조사한 문화유적(Cultural Resource) 현황에 따른 근대건물(Indigenous building) 226개, 일본식 구조물(Japanese engineering structure) 6개, 석상 (Stone figures) 8개 등 240여 조사대상물의 위치와 외관 현황이 개략적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근대건물 7개, 일본식 구조물 2개, 문인상 1개 등 10개의 근대문화유산이 추가 발견됐다.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한·미 양국간 정부차원의 첫 문화재조사인 시범조사는 주한미군기지내 우리 문화재에 대해 보다 효율적인 보호와 관리를 위한 공동노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양국은 이번 시범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 상호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향후 문화재보호절차서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 맨위 캠프 '무적'내 삼국시대 수혈식석곽묘와 용산기지내 건축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