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18세기의 '시의전서'라는 조리책에서 곰탕에 대해 "곰은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테기, 꼬리, 양, 곤라손이, 전복, 해삼을 큰솥에 넣고 물을 많이 부어 만화로 푹 고아야 맛이 진하고 뽀얗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원행을묘정리의괘'라는 궁중기록에는 미음상을 낼 때 미음과 정과와 같이 상을 차려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때의 고음은 건더기가 오래 끓여져 탕약처럼 마시는 개념으로 보여 진다.
국물을 우려내는 목적은 다른 요리를 하기 위한 밑준비도 되고, 그 국물자체가 완성된 음식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곰탕은 국물도 목적이고 건지도 목적이다. 편육과 같은 조리는 국물보다는 건지가 목적이 된다.
육수를 뺀 것을 서양에서는 수프스톡, 중국에서는 탕, 일본에서는 다시라 하며 맑게 걸러 서 씀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재료인지 모른다. 우리는 고기국물을 뺀다 해도 그 건지가 그대로 보이도록 거르지 않는다. 그리고 따로 육수를 받지 않고 물을 붓는다.
흔히들 설렁탕과 곰탕을 혼동한다. 설렁탕은 소의 머리, 다리의 뼈부분과 살코기부분이 오랫동안 끓여서 뽀얗게 된 것으로 먹는 이가 소금간을 해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곰탕은 뼈부분은 사용하지 않고 살코기와 내장부위를 오래 끓인 것으로 건져내어 갖은 양념과 간장 간을 해서 다시 국물에 넣고 끓인 것이다. 이때 무도 듬뿍 넣어 같이 끓인다. 내장은 양, 곱창, 천엽, 곤자노니 등이 쓰인다.
곰탕은 제사장에 올려지는 육탕과 동일하다. 우리민족을 탕반문화민족이라 하는 이유는 뜨거운 국에 밥 말아먹기를 좋아해서 생겨난 말이다. 정말로 잘 익은 김치만 있다면 여러 가지 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곰탕은 훌륭한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