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목
마약과 담배의 공통점은 개인의 건강을 매우 크게 훼손시키면서 동시에 강한 중독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약을 하게 되면 법적인 처벌을 받는 반면 아이러니칼하게도 담배는 거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담배는 마약으로 인식되기 이전에 벌써 전 세계적인 기호품으로 이미 자리를 잡아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1899년 대한제국당시 궁내부 삼정원에 내장과를 신설해 처음으로 정부가 인삼과 담배수매를 관장하기 시작했고 궐련담배의 역사도 벌써 107년이나 됐다. 그동안 담배는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덕분에 사람들은 담배에 유난히 너그러워졌으며 굴지의 담배회사들은 강력한 자본력을 앞세워 인류를 담배 중독에 빠뜨리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연운동은 지난 '00년부터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 올해로 6년차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금연강사들은 교육현장에서 금연의 당위성으로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흡연의 해악과 폐해를 강조하면서 거의 강의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우리 초·중·고교·성인 모든 금연교육 내용의 현주소다.
담배가 해로운 줄 알면서도 계속해서 피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마라화나보다 강한 니코틴중독 때문이지만 둘째는 금방 피워서 어디에 찢어지거나 피나는 것도 아니요 다만 처음 배울 때 기침정도 몇 번 참아 넘기면 특별한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갈수록 구수함을 더해주는 점 때문이다.
약 1,250여만 명이나 되는 우리나라 흡연자중 흡연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100% 이미 인지하고 있기에 더 이상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5분30초 생명이 단축된다"라던가 "폐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20배 이상 높다"라는 식의 경각심 고취로 일관해선 곤란하다는 것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필자의 일관된 생각이다.
완전금연성공률 2∼3%가 말해주듯 청소년대상 흡연예방사업의 효율성 및 금연시도자의 금연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담배를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하는 자생능력배양이 금연교육의 핵심과제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16일 FCTC(담배규제에 관한 국제협약)에 노무현대통령이 최종 서명함으로써 우리나라도 금연선진국이 되기 위해 66번째 비준국이 됐다.
이제는 복지부 주무과가 결단을 과감하게 내려야 한다
금연선진국사례(정확한 문헌이나 기록은 거의 미미)를 주장하며 청소년흡연예방 및 금연사업을 위해 담뱃값 인상만이 최상의 금연정책이라는 복지부 주장에 특히 인상분을 부담하게 될 주체인 흡연자들은 얼마나 동의할까?
이제는 담배 값 인상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다는 명분아래 부족한 복지관련 예산충당의 수단에 이용되고 있다는데 흡연자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강력히 반대한다. 오는 '10년까지 국민흡연율 30%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시간이 없다. 지금이라도 복지부가 가격인상정책에만 집착치 말고 생각을 전면 바꾸는 것이 옳다.
흡연자 80%가 반대하는 가격인상정책으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담배가 기호품이라는 구시대적 너그러운 인식을 종식시키고, 지금이 시대야말로 절대 피워서는 안 될 독이자 마약이라는 확고한 국민인식전환에 정책초점이 우선 맞춰져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역량있는 금연지도자 양성이 필요하다. 현재 금연관련단체인 금연운동협의회에서는 5&6강사를 배출하고 있고, 국제절제협회에서는 군을 대상으로 군간부 금연지도자교육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건강관리협회에서는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흡연예방지도자를 각 단체별로 년1∼2회 정도 양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양적측면에만 치중해 시행되어오던 금연지도자 양성교육이 이제는 질적 향상을 위해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참여의 폭은 확대돼야하나 지금처럼 1박2일 내지는 2박3일의 짧은 교육만 받으면 무조건적으로 전문금연강사로 호칭되는 것도 문제고 또한 일부단체의 금연지도자증 난발도 재삼 숙고해볼 문제다.
근본적 제도개선을 통해 한 단계 질적으로 향상된 실력 있는 금연지도자가 양성되면 흡연자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담배가 해로우니 무조건 끊으라는 지극히 위험한 편양적 사고를 탈피하게 된다. 아울러 활발한 지역활동을 통해 담배연기 없는 맑고 청정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 어떤 금연정책실행보다 환영받으며 큰 몫을 하리라 의심치 않는다.